터키서 반정부시위 '정의의 행진' 18일째…곳곳으로 확산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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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반정부 시위 '정의의 행진'이 전국의 주요 도시로 확대되고 있다. 행진은 3일(현지시간) 기준, 18일째에 이르고 있다.

[사진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사진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터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이 주도하는 '정의의 행진'이 점차 확산 중이라고 보도했다. 행진은 지난달 15일, 수도 앙카라에서 수백명이 참가하며 시작했다. 에니스 베르베로을루 CHP 의원을 비롯,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들에 대한 체포가 잇따른 데에 따른 것이다. 시위대는 '정의'가 적힌 플래카드와 터키 깃발을 들고 행진에 나선 가운데, 주요 도시를 지나며 합류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행진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행진에 참여한 노인 1명은 폭염에 심장마비로 숨지고, 다른 1명은 심장 경련으로 입원한 상태다.

시위대는 2일 터키 북부 두즈제에 도착했다. 최종 목적지인 이스탄불과 200여km 떨어진 곳으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인 이곳에서도 시민들은 시위대에 응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행진의 규모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확대되자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종 목적지인 이스탄불에선 수천 명이 추가로 합류할 전망이다. 주최 측은 "행진이 당국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는 징조"라며 시민들의 참여에 만족감을 드러냈고, 시위 참가자인 의사 사브리예 드미리치(51)는 "나는 정당과 연관도 없는데 수감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화가 난다"며 "이번 시위는 일반 시민이 현재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에 불만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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