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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5촌 살인사건’곧 공개…“박지만 등 통화 정황 땐 재수사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6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5촌 조카들 사이에 벌어진 살인사건의 비공개 수사기록이 피해자 유가족에게 곧 공개된다고 동아일보가 3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은 서울행정법원이 최근 “수사기록을 유족에게 공개하라”고 판결한 데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고 2일 밝혔다. 또 이번에 공개되는 기록에서 숨진 박용철 박용수 씨가 박 회장 등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와 통화한 사실 등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면 사건 재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조카 살인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 방송 화면 캡처]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조카 살인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 방송 화면 캡처]

앞서 지난달 6일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조카 살인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통화내역과 이에 대한 검찰의 수사 내용을 유족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박성규)는 박 전 대통령의 5촌 조카인 박용철씨의 아들 A씨가 낸 소송에 대해 "검찰은 박씨의 아들이 사건기록을 복사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 기밀 유출 가능성 등을 이유로 수사기록 공개를 거부해 왔다. 이 사건은 살해당한 박 전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철 씨(사망 당시 49세)가 박 전 대통령 남매의 육영재단 운영권 분쟁에 깊숙하게 개입했던 인물이어서, 사건에 숨겨진 배후가 있을 거라는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 5촌 살인사건’은 지난 2011년 9월 6일 박 전 대통령의 5촌 조카들인 박용철씨와 박용수씨가 각각 흉기에 찔린 상태와 목을 매 숨진 모습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박용철씨는 박근령씨의 남편 신동욱씨의 재판에서 중요한 증언을 했고 20여일 뒤 다시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신씨는 2010년 2월 박 전 대통령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2007년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이 정윤회씨와 공모해 나를 중국에서 납치해 살해하려 했다', '같은해 벌어진 육영재단 강탈은 박 회장이 사주해 박 전 대통령이 묵인해 벌인 일이다'는 글을 올려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박용철씨는 신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지만이 나에게 신동욱 살해를 지시한 녹음파일이 있다. 그의 비서실장이 나에게 '박지만 회장님 뜻이다'고 말한 것을 이전에 쓰던 휴대폰으로 녹음해 두었다"고 증언했다. 박용철씨는 이같이 증언한 뒤 5일만에 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살해현장에서 3km 떨어진 곳에서 그의 사촌형인 박용수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점을 토대로 "박용수가 채무관계와 원한관계 때문에 박용철을 살해하고 죄책감에 자살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검찰 역시 유력한 용의자가 사망해 공소 제기가 불가능하다며 사건을 그대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평소 사이가 좋았다고 주장하는 유족들은 경찰과 검찰의 결론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박용수씨의 몸은 큰 타월로 가려져 있었고 위에서는 채 캡슐이 녹지 않은 변비약이 나왔다. 유족들은 스스로 묵숨을 끊을 사람이 변비약을 먹었겠느냐고 주장했다.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 주세요. 절대 땅에 묻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지만 유족들은 박용씨가 작성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피살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흉기에 박용철씨의 피는 묻어있는데 박용수씨의 지문은 없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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