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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잡스 등 실리콘밸리 아이콘도 티셔츠에 청바지 애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는 최고위층일수록 넥타이 정장에서 벗어나 편한 복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들이 의도적으로 실력을 중시한다는 것은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BBC는 해석했다.
 테크 기업의 아이콘들이 대표적이다.

패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회색 티셔츠만 20벌 걸린 그의 옷장이 화제를 낳았다.

패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회색 티셔츠만 20벌 걸린 그의 옷장이 화제를 낳았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회색 등의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 똑같은 회색 반소매 티셔츠 20벌이 가득 걸려있는 옷장 사진이 화제를 모았을 정도다. 그는 같은 옷만 입는 이유에 대해 언론 인터뷰에서 “일에 집중하다 보면 옷을 코디해서 매번 다르게 입는 것이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뿐"이라며 “나의 모든 에너지를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쏟고 싶다"고 말했다.

애플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는 검정 터틀낵에 청바지를 즐겨 입었다.

애플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는 검정 터틀낵에 청바지를 즐겨 입었다.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 역시 검정 터틀넥과 리바이스 청바지를 즐겨 입었다. 그의 전기에 따르면 잡스는 일본 소니사를 방문했을 당시 직원들이 유니폼을 입는 것을 눈여겨 봤다. 당시 소니 사장으로부터 “유니폼을 제공하자 사원들이 단결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을 들었다. 소니의 유니폼을 제작한 디자이너 미야케 잇세이에게 제작을 의뢰해 탄생한 게 검정 터틀넥 셔츠다.
 넥타이를 벗어 던지고 상품 설명회에 나서는 정보기술(IT) 기업 CEO 등의 간편 복장은 이미 도전과 기회, 그리고 창의 정신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다.

"실력 위주 보여주려는 CEO들의 의지" #저커버그 "옷 코디하다 집중력 떨어져" #17세기 프랑스 '크라바트'가 넥타이 효시 #영국서 정착해 남성패션 시작이자 완성 #

◇넥타이의 역사=기원전 50년께 고대 로마 군인들이 목 부상을 막으려고 휘감은 천이 원조라는 설이 있다. 군인들이 속한 부대를 구분하는 용도로도 쓰였다고 한다.

프랑스 루이 14세가 넥타이의 효시인 '크라바트'를 착용한 모습. [연합뉴스]

프랑스 루이 14세가 넥타이의 효시인 '크라바트'를 착용한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현대 넥타이의 효시는 크로아티아라는 게 정설이다. 기독교 신구 교파 간 갈등으로 1618년 유럽에서 30년 전쟁이 벌어졌는데, 프랑스가 크로아티아인으로 용병부대를 꾸려 참전했다. 이 부대가 터키군을 물리치고 파리로 입성해 승리를 기념하는 행진을 했는데, 목에 두세번 감아 매듭을 한 일종의 목도리인 '크라바트'가 이목을 끌었다. 태양왕 루이 14세가 매료돼 프랑스 친위대 병사들에게 착용토록 했다.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신분제 폐지로 시민들이 활동하기 편한 복장을 추구하면서 크라바트는 좁고 긴 형태로 바뀌었다.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넥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고, 모양과 색상이 진화하면서 남성의 대표 액세서리로 자리매김해 왔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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