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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상용 SM-3 이지스 어쇼어 도입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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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김민석 기자 중앙일보 전문기자

일본 방위성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새로운 육상 배치형 요격미사일 시스템 ‘이지스 어쇼어’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23일 보도했다. 함께 도입을 검토했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도입이 보류됐다. 방위성은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위한 조사비를 2018년도 예산에 포함시켜 주도록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지스 어쇼어’는 해상자위대 이지스함에 탑재된 요격미사일 SM-3의 수직발사대와 고성능 레이더를 지상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수직발사대에는 미국과 일본이 함께 개발하고 있는 최신형 요격미사일인 SM-3블록ⅡA를 장착할 계획이다. SM-3블록ⅡA는 사드보다 사거리( 2500㎞)가 훨씬 길어 일본내에 2곳만 배치해도 전역을 방어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사거리(200㎞)가 짧은 사드는 6개 포대를 배치해야 일본 전체를 방어할 수 있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공동 프로젝트로 개발중인 SM-3블록ⅡA는 비행속도가 마하 15(초속 4.5㎞)여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충분히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 뿐 아니라 중국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 요격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지스 어쇼어’는 패트리엇(Pac-3)의 이중요격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탄도미사일을 먼저 ‘이지스 어쇼어’로 요격한 뒤 그래도 살아남은 미사일은 2차로 패트리엇이 요격한다는 개념이다. 일본에 ‘이지스 어쇼어’가 배치되면 현재 북한 미사일 경계에 집중하고 있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은 다른 임무에 투입할 수 있다.
‘이지스 어쇼어’가 사드보다 배치 비용이 적다는 점도 방위성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이지스 어쇼어’는 2곳에 배치하는데 800억 엔(약 8185억원)이 든다. 반면 사드는 1개 포대에만 1000억 엔(약 1조234억원)이상이다. 다만 ‘이지스 어쇼어’는 이동이 불가능한 지상 고정 배치형이지만 사드는 필요에 따라 배치 장소를 옮길 수 있다. 또 SM-3블록ⅡA의 요격미사일 단가가 사드보다 10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사드 미사일처럼 많은 수량을 확보하긴 어렵다.
향후 과제는 SM-3블록ⅡA의 성능을 최대한 향상하는 일이다. 일본 방위장비청과 미국 미사일방위청은 22일(현지시간) 태평양에서 실시한 SM-3블록ⅡA의 두번째 요격실험에 실패했다. 미국 이지스함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탄도미사일을 본 뜬 표적을 요격하려 했지만 명중시키지 못했다. 지난 2월 1차 요격 실험은 성공했다. 미ㆍ일 양국은 SM-3블록ⅡA의 명중률을 향상시킨 뒤 2021년께 일본에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이지스 어쇼어’는 미국 하와이와 루마니아에 배치돼 있으며, 북유럽 방어를 위해 2018년 폴란드에도 배치할 계획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23일 북한 탄도미사일이 일본을 향해 날아올 경우 대응 요령을 설명하는 광고를 전국 방송국 등을 통해 내보내기 시작했다.

김민석 군사안보전문기자 kimseok@joongang.co.kr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