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먹을 물도 말라가는데 축제가 웬말.. 전국 곳곳서 행사 취소 잇달아

중앙일보

입력

충남과 경기 등 중부지방이 사상 최악의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보령댐 상류에서 왜가리 한마리가 거북이등처럼 쩍쩍갈라진 바닥을 걸어가며 먹이를 찾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과 경기 등 중부지방이 사상 최악의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보령댐 상류에서 왜가리 한마리가 거북이등처럼 쩍쩍갈라진 바닥을 걸어가며 먹이를 찾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사상 최악의 가뭄에 무더위까지 이어지면서 각종 축제성 행사마저 취소되고 있다.
충남 서산시는 오는 8월 12일부터 1박2일 동안 열 예정이던 빅필드뮤직페스티벌을 취소했다. 간월도를 배경으로 열리는 페스티벌은 올해 3회째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각국의 밴드들이 참여한다.

충남 서산 빅필드뮤직페스티벌, 생활체육대회 등 취소 #관광업계 "불경기에 행사마저 취소하면 막막하다"며 울상

서산시는 또 7월 8~9일 개최하려던 서산시장기 생활체육대회도 이달 말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취소하기로 했다. 국민체육관 수영장도 수리를 마치고 개장하려던 계획을 바꿔 다음 달 말까지 한 달간 휴장을 연기했다.

김석환 홍성군수와 주민들이 지난 16일 기우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 홍성군] 

김석환 홍성군수와 주민들이 지난 16일 기우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 홍성군]

홍성군도 가뭄 피해가 이어지면서 최근 열려던 농업경영인단합대회를 무기 연기했다. 읍·면별 체육대회도 오는 9월 이후로 개최 시기를 늦췄다. 또 6월 말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각종 축제와 같은 행사를 모두 취소할 계획이다.

가뭄 피해가 심각한 태안군에서는 최근 유명가수를 초대해 열리는 군민 위안 가요제 개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해수욕장마다 준비 중인 개장행사도 축소 여부 등을 고심 중이다.

행사 취소로 관광업 종사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김인배 충남관광협회장은 “사드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줄었는데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행사마저 취소되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충남의 누적 강수량은 167.7㎜로 평년(338.8㎜)의 49.2% 수준이다. 충남 서부지역에 생활용수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은 9.0%까지 떨어졌고,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27.7%에 그친다.

서해안 간척지의 논에서는 어린 모가 말라죽고 있다. 마늘과 양파 등 밭작물 수확량이 10∼20% 떨어질 것 전망이다. 생활용수는 정상 공급되고 있지만, 8월 이후에도 비가 오지 않으면 '제한급수' 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