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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한·미 정상회담이 코앞” 임명장 받자 곧바로 외교부 출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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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8일 오후 3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출근해 곧바로 업무에 돌입했다. 1시간 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직후였다.

“조직 문화 바꿀 필요 … 인력도 확충”

그는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한·미 정상회담이 코앞이고 준비가 시급해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북한의 핵 동결 시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인가’ ‘딸의 국적 문제는 어떻게 됐는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17층 장관 집무실로 향했다.

강 장관은 곧바로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 장관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북미국 등 관련 실·국으로부터 한·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 북핵 대응 상황 등 일련의 보고를 받고 현안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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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이 밝힌 대로 한·미 정상회담(현지시간 29~30일)이 당면 현안이다.

북핵 공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 등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합을 맞춰 봐야 할 현안도 수두룩하다. 이를 위해 정상회담 전 장관급 회담에서 의제와 일정 등을 협의하는 절차가 필요하지만, 물리적으로 여의치 않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일정 때문에 강 장관의 방미를 잡기가 쉽지 않다. 여의치 않을 경우 대면이 아닌 전화 협의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강 장관에게 내린 또 다른 임무는 조직 개혁이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 뒤 차담회에서 “외교부에 아주 좋은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데도 지나치게 외무고시 (출신 외교관) 중심으로 폐쇄적인 구조가 돼 있다. 외교부 분들이 좀 더 분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4대국 중심 외교를 하고 있는 것도 그렇다. 유럽연합(EU)·아세안·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가 필요하고 대사 임명 시에도 조금 더 개방해서 민간 전문가와 여성들로 넓히면 (우리 외교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업무는 폭주하는데 인력은 부족해서 (조직에) 상당한 피로함이 있는 것 같다. 절대적 인원을 늘려야 할 것 같고, 업무 방식의 비효율성 등 조직 문화를 바꿔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인력) 확충 과정에서 새로운 피를 수혈받을 수 있도록 민간 전문가 채용 등 인적 구성이 다양해지는 충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이 “많이 도와주십시오, 대통령님”이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국가적으로 뒷받침해 주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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