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평창 올림픽서 IT 강국 보여주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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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이희범평창동계올림픽 및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장

이희범평창동계올림픽 및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장

평창 동계올림픽이 7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지 30년 만에 이루어진 꿈이다. 평창올림픽은 여러 면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우선 참가 규모 면에서 역대 동계올림픽 중 최대인 90여 개국 6500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메달 수도 역대 최대다.

질적인 면에서도 문화올림픽과 정보기술(IT) 올림픽, 평화 올림픽이 될 것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와 패럴림픽이 열리는 3월 9일부터 18일까지 40여일 동안 평창과 강릉에서는 매일 한국의 전통문화와 강원도의 고유문화가 어우러진 축제가 펼쳐지게 된다.

또한 이번 올림픽에서는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뿐 아니라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로봇 등 한국의 첨단과학기술이 총동원될 것이다. 국내 IT업계는 한국을 찾는 세계인들에게 신기술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림픽 기간 중 연인원 200만명의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의 고유문화와 IT 기술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2011년 7월 3수 끝에 올림픽을 유치할 때 국민의 91.4%가 지지를 보낸 바 있다. 제2영동고속도로와 서울과 강릉을 잇는 고속철도를 포함한 13조원이 넘는 투자가 이루어지고, 64조원에 이르는 경제효과를 가져다주게 된다. 고속철이 완공되면 서울과 강릉은 1시간 생활권이 된다.

스포츠는 여러 면에서 국민을 통합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서울올림픽에서는 ‘손에 손잡고’를 부르면서 전 국민이 하나가 되었고, 2002년 월드컵에서는 ‘오! 대한민국’이라는 구호 아래 전 국민이 하나 되어 4강 신화를 이루었다. 평창동계올림픽도 다시금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 11년째 정체된 2만 달러 소득에서 벗어나 선진국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18 평창올림픽에 이어 2020년에는 도쿄 하계올림픽이 개최되고, 2022년에는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토마스 바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이 얘기한 바와 같이 이제 스포츠에서도 아시아 시대가 열리며, 우리가 아시아 시대를 선도한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IT 기술 못지않게 결제 기술의 선진화도 긴요하다. 작년도 한국을 찾은 관광객 1700만명이 사용한 신용카드 액은 13조원을 넘어섰다. 일본은 2020년 동경올림픽에서 현금없는 사회(cashless society)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고, 중국 정부도 올해 5월까지 모바일 폰 만으로도 결재가 가능한 NFC 환경을 구축토록 의무화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현금없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비해 IT 강국인 한국에서는 비접촉식 (NFC) 결제환경 도입이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경제 올림픽을 실현하는 동시에 외국 손님들이 교통, 첨단통신 및 결제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불편이 없도록 글로벌 호환성이 보장되는 NFC 결제 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도록 하자.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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