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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기 조종사의 꿈, 일반인도 국내서 이룰 길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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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13일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항공훈련센터에서 모의비행장치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항공훈련센터에서 모의비행장치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김포국제공항 안에 있는 한국공항공사(KAC) 항공훈련센터.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체육관처럼 넓고 천장이 높은 공간 속에 특이한 모양의 장비 5대가 서 있다. 내부를 비행기 조종석과 똑같이 꾸미고 기기 조작에 따라 장비가 상하좌우로 움직여 실제와 유사한 모의비행을 체험하게 하는 ‘모의비행장치(시뮬레이터)’다.

한국공항공사 항공훈련센터 개관 #조종석과 같은 모의비행장치 있고 #교육비도 해외보다 2500만원 저렴

이 시뮬레이터는 19일부터 국내 예비 조종사를 대상으로 제트기를 몰 수 있는 조종사를 양성하는 데 쓰이게 된다. 지난 13일 센터가 개관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런 환경이 처음 마련됐다.

국내엔 대한항공이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정석비행훈련원과 한서대가 태안에 설치한 태안비행훈련원이 있다. 정석비행훈련원은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 직원에게만 개방되고, 태안비행훈련원은 일반인도 받지만 시뮬레이터가 없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 이외의 국내 공항을 운영하는 공기업이다. 한국공항공사가 이 센터를 연 것은 우수한 역량을 갖춘 조종사를 국내에서 보다 많이 배출하기 위해서다.

한국공항공사는 모의비행장치 제작과 항공인력 양성에선 세계 최대 규모인 캐나다 기업 CAE와 센터를 공동 운영한다. 현재의 5대를 포함해 시뮬레이터를 내년까지 모두 10대 갖추게 되는데 이 중 8대를 CAE가 자사 부담으로 제공한다. 시뮬레이터 가격은 대당 200억원가량이다. 이제윤 한국공항공사 조종인력양성팀장은 “CAE는 전 세계 시뮬레이터 시장의 75%가량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에선 이런 시설이 없어 예비 조종사들이 제트기 조종을 배우려면 미국·호주 등지로 유학을 떠났다. 매년 150명가량이 현지 체재비는 별도로 교육비로만 많게는 4500만원을 부담해야 했다. 한국공항공사의 훈련센터는 이보다 저렴한 2000만원을 교육비로 받고 예비 조종사들에게 ‘제트전환과정’을 교육한다. 모의비행 20시간, 지상학 60시간, 실비행 3시간 등을 가르친다. 미국 등지의 교육시설보다 모의비행장치 훈련과 지상학 교육시간이 훨씬 많다. 한국공항공사는 이곳에서 매해 200명을 배출할 계획이다.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항공훈련센터의 경쟁력을 높여 제트전환과정 외에 다양한 과정을 운영하려 한다. 동북아의 거점 항공훈련센터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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