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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차기감독으로 국내지도자 추천...최종예선 경험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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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이용수 위원장이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 파주=양광삼 기자.

15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이용수 위원장이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 파주=양광삼 기자.

"차기 감독으로 국내지도자를 추천하겠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계약종료와 함께 자신의 사퇴를 밝히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용수 위원장은 15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기술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슈틸리케 감독과 상호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저도 기술위원장으로 러시아월드컵을 총괄지휘하며 원하는 결과에 부응하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하면서 기술위원장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승점 13점)로 2위에 올라있다. 3위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1점차로 쫓기고있는데다, 슈틸리케 감독이 그동안 실망스런 리더십과 용병술을 보여 해임을 결정했다.

이 위원장은 차기 사령탑에 대해 "국내 지도자가 맡아야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외국 감독은 짧은 시간에 국내선수들 파악이 안될거라고 생각한다"며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하고, 선수들의 가라앉은 마음을 어떻게 잡을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적어도 최종예선을 치열하게 경험해본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판단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벼랑 끝에 몰렸다. FIFA랭킹 88위 카타르에 졸전 끝에 패해 월드컵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또 다시 경질론이 급부상했다. 거취는 15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14일 굳은 표정으로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 [영종도=양광삼 기자]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벼랑 끝에 몰렸다. FIFA랭킹 88위 카타르에 졸전 끝에 패해 월드컵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또 다시 경질론이 급부상했다. 거취는 15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14일 굳은 표정으로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 [영종도=양광삼 기자]

-기술위원회 결과는.
"슈틸리케 감독은 2014년 10월 부임해 아시안컵 준우승, 축구 유소년 저변 등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해 애썼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원하는 만큼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개인적으로 슈틸리케 감독님과 전화통화해서 상호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저도 기술위원장으로 러시아월드컵을 총괄지휘하며 원하는 결과에 부응하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하면서 기술위원장을 사퇴하겠다."

-남은 2경기를 감독대행 체제로 가는가. 새로운 기술위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면 마지막 2경기를 남기고 대표팀 감독 선임 범위는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차기 감독을 국내 감독이 맡아야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기술위원장은 회장단에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언제나 월드컵 최종예선은 힘들었고 그래도 대한민국 축구는 어려운 상황에서 꿋꿋이 발전해왔다.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갈 것이다"

-경질이면 잔여연봉을 지불하는것인가.
"계약서에 의해 진행될거다. 나도 감독님-축구협회의 구체적인 계약내용은 모른다. 경질이든 사퇴든 상호합의든 문구 자체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연봉 등은 계약서대로 진행될거다. 내용은 공개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슈틸리케 감독의 반응은.
"감독님과 카타르전 후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도 기술위가 어떤 결정을 하든 존중하겠다고 하셨다. 오늘 기술위원들과 결론을 내고 예의상 기자회견 전에 전화를 드렸다."

-차기 사령탑에 필요한 덕목은.
"개인적으로는 2가지라고 생각한다. 먼저 위기관리 능력이다. 꼭 이겨야되는 상황에서 선수들을 심리적, 환경적으로 준비시키고 경기장에서 끌어낼 수 있는지가 첫번째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선수들이 마음적으로 가라앉아있는데, 선수들의 마음을 어떻게 잡을수 있는가가 제일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차기 감독은 최종예선 2경기만 지휘하나, 본선까지 지휘하나.
"2경기만 하라고 감독을 선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2경기가 실패한다면 계약종료가 될것이다. 감독과 계약할 때 최종예선 2경기 포함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도록 계약할거라고 판단한다."

고개 숙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 대한축구협회]

고개 숙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 대한축구협회]

-월드컵을 1년 앞두고 대표팀 감독을 바꾼게 2006년과 2014년 두차례다. 둘 다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개인적으로 축구대표팀 감독은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1년이란 세월은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을 준비하는데 대표팀 경기력을 만들 시간이라고 판단한다."

-슈틸리케 선임 때의 감독 선임 기준은 유효한가.
"많이 비슷할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적어도 최종예선을 치열하게 경험해본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가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지난날을 돌이켜봤을 때 아쉬웠던 점은.
"지난해 9월 시리아와 최종예선을 앞두고 손흥민이 리우올림픽에 차출됐다. 토트넘과 협상 과정에서 대표팀에는 부르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처음엔 고개를 돌리다가 세번째쯤 그렇게 하라고했다. 만약 시리아전에 손흥민이 포함돼 승리했다면 굉장히 편안하게 최종예선을 치르지 않을까싶다. 하지만 기술위원장으로서 올림픽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 큰 대회였다. 그리고 상대팀은 우리와 경기를 앞두고 2~3주 훈련을 한다. 우린 카타르전 빼고 2~3일만 훈련했다. 세트피스 노출 위험을 안고도 훈련하기도했다. 기술위원장으로 감독님을 좀 더 보필하지 못한점이 아쉽다."

-국내 감독을 선임하는 이유는.
"외국감독이 짧은 시간에 국내선수들 파악이 안될거라고 생각한다. 한국 감독은 최근 대표팀 선수에 대한 파악이 됐다고 생각한다."

파주=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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