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방과학을 살리자] 성공사례-경상대 응용생명과학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6면

지방 국립대인 경상대 응용생명과학부는 지난해부터 잇따라 전해지는 희소식에 고무돼 있다.

첫번째 소식은 지난해 3월 날아왔다. 응용생명과학부 김민철(33)박사가 경상대에 낸 박사학위 논문이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실려 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지난 5월에도 기쁜 소식이 이어졌다. 이 학교 생화학과 출신으로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 분자약리학부에서 책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허원도(35)박사의 논문이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의학잡지 '셀'의 5월 2일자 표지를 장식했다.

조무제(60)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응용생명과학부가 지난 3년간 배출한 박사들의 3분의 2가 미 MIT와 예일.스탠퍼드대 같은 해외 최정상급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경남 사천공항에서도 택시로 20여분을 들어가는 지방대학이 국내 생명공학 분야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게 된 비결은 뭘까. 이 학교 교수들은 "선택과 집중을 잘 했고 인재들을 끌어 모으느라 애썼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1983년 경상대에 국내 최초의 유전공학연구소를 만든 조 교수는 "농대에서 출발한 경상대가 식물 생명과학 분야에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생각에 연구소를 만들었다"고 회고한다.

응용생명과학부는 특히 90~98년 과학기술부가 지정한 우수연구센터(SRC)로 뽑혀 매년 8억~10억의 지원금을 받으면서 반석 위에 올랐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44개 대학이 경쟁을 벌여 경상대의 식물분자 생물학 및 유전자조작 연구센터가 최종 3개 중 하나에 선정된 것이다.

대학원생과 박사과정 학생에 대해 철저히 교육한 것도 성공의 비결이다. 이 대학 박사과정생들은 임팩트 5.0 이상의 국제 학술지에 박사학위 논문을 내지 못하면 학위를 따지 못한다. 국내 학회지에 실릴 경우 임팩트 지수는 0.5다.

연구 성과에 대해 인정을 받기 시작하자 우수한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몰렸다. 지난해와 올해 박사과정엔 정원보다 10여명이 초과 지원, 미달 사태가 속출하는 다른 대학과 대조를 이뤘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