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蓮 사랑' 10여년 서승염 공주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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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연은 구정물에서 화사하게 피어나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산업적 가치도 만만치 않습니다."

공주대 서승염(48.생명과학과) 교수는 '연 박사'로 불린다. 전세계에 퍼져 있는 연과 수련 종자를 국내에서 가장 많은 6백종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공주 인근 3만여평에서 연꽃과 수련을 대량으로 재배 중이다.

연꽃은 꽃과 잎이 크고, 물 위에 줄기가 서 있는데 비해 수련은 연꽃보다 좀 작고 수면에 꽃이 떠 있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1990년대 후반 ㈜약용자원콜렉션을 세워 국내 자생식물에서 새로우면서 유용한 물질을 찾던 중 우연히 마주친 연꽃에 한눈에 반해 버렸다.

서박사는 "아주 지저분한 물 속에서 환경을 정화하며 7, 8월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연꽃은 경탄을 자아내게 했다"고 당시 느낌을 전했다.

연은 물 속의 탄소와 질소.인 등 영양물질을 대거 흡수해 부패에 관여하는 미생물이 자랄 수 없게 만든다. 물이 썩지 않고 맑아져 생물학적 산소 요구도와 혼탁도를 낮춰준다. 연은 죽어서도 뛰어난 정화 및 흡착능력을 보인다. 말린 연 잎을 담배연기와 함께 밀봉하면 담배냄새가 사라질 정도라고 서교수는 설명했다.

연의 매력에 끌린 서교수는 2000년 이후 전라도 곳곳의 저수지를 찾아다니며 연꽃의 생태와 상업적 이용 가능성을 연구했다. 일단 단일종으로 대량으로 재배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웠다. 연꽃의 암.수는 꽃피는 시기가 달라 잡종이 생겨날 가능성이 컸다.

사람이 먹기에 아린 맛이 나는 홍련보다는 백련이 어울린다고 보고, 고된 연구 끝에 최근 조직 배양을 통해 백련을 대량으로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요즘에는 연을 이용한 식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연차는 물론 연잎에 싸서 만든 연밥, 연 칼국수 등 연의 대중화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서교수는 "동남아에서는 연잎에 밥을 싸서 다닐 정도로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연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연의 이뇨 촉진 효과와 강장기능을 이용해 당뇨병 치료 및 다이어트 식품, 활력증강 기능성 식품 등의 개발로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관상용 연꽃의 개발도 마무리 단계다. 지난해 안면도 꽃박람회에서 연과 수련을 전시해 은상을 받기도 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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