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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한미 정상회담은 '세뇌공정'" 비난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이달 하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세뇌공정'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 남조선 새 정권 길들이기 부산 #김대중, 노무현 호출해 대북정책 바꾸라 압력"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 한동안 높아질 가능성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2일 '예속의 멍에를 벗어던져야 한다'는 개인(은정철) 논평에서 "남조선(한국)에서 새 정권이 등장한 이후 미국이 몹시 부산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면서 적극적인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후보가 당선되고 그가 일련의 주요정책들에서 보수 정권 과의 차별을 명백히 하자 불편한 심기를 로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사태수습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오는 6월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비난하는 개인 필명의 논평을 12일 게재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오는 6월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비난하는 개인 필명의 논평을 12일 게재했다. [사진 노동신문]

논평은 "남조선에서 김대중 정권이 출현하여 대북정책에서 저들(미국)과 엇박자를 내게 되자 미국은 괴뢰집권자를 직접 호출하여 기분이 나쁘다고 호통질하면서 대북정책을 바꾸라고 무지막지한 압력을 가하였다"며 "(심)지어 그를 상대로 모욕적인 언사까지 쏟아내며 북남관계개선속도를 조절하라고 강요하였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김대중 정부)이어 등장한 노무현 정권에 대한 미국의 전횡은 그야말로 횡포무도하기 그지 없었다"며 "노무현 정권시기 대통령 탄핵사태가 빚어진것은 남조선집권자를 저들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기 위한 미국의 음모책동에 따른것이었다"고도 했다.

특히 신문은 "미국은 6월말에 있게 될 남조선집권자와의 회담과 관련하여 주요의제가 동맹 강화문제로 될 것이라느니 뭐니 하고 광고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대통령과 남조선집권자의 회담이 하수인에 대한 또 한차례의 세뇌공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문제는 남조선 당국이 미국의 오만하고 강압적인 태도에 기가 죽어 줏대 없이 놀아대고 있는 사실"이라며  "미국의 전횡에 겁을 먹은 남조선당국은 그 무슨 제재와 대화의 병행이라는 모순적인 나발을 불어대며 미국의 반공화국제재소동에 적극 편승해 나서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북한은 지난달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을 자재해 왔지만 지난주부터 문 대통령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판한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라고 표현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관계 정상화를 표방하면서도 한미동맹 강화에 무게를 두고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북한의 공세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남북관계와 한미동맹을 함께 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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