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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확인된 환경성 질환자 1만명 육박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4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이재성씨가 시민단체 회원, 대학원생 자원봉사자와 함께 서울 광화문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진상 조사와 대책을 촉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환경보건시민센터]

지난달 24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이재성씨가 시민단체 회원, 대학원생 자원봉사자와 함께 서울 광화문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진상 조사와 대책을 촉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환경보건시민센터]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확인된 환경성 질환자가 1만 명에 육박하고, 그중 2200여 명이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의 날 앞두고 발표 #피해자 9853명, 사망자 2208명으로 집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58%를 차지 #석면광산과 시멘트공장 인근 주민 많아 # #정부 사례별 접근 탓에 지원 못받는 경우도 #오염 노출 확인됐지만 건강 모니터링만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환경의 날(5일)’을 앞두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 등 2007년 이후 최근 10년 동안 파악된 환경성 질환 피해자 숫자를 집계해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본 것으로 환경부에 신고된 사람은 5월 말까지 모두 5615명이며, 이중 사망자로 신고된 경우는 1195명으로 집계됐다.
1급 발암물질은 석면에 노출돼 피해를 본 것으로 환경부로부터 인정받는 사람은 4월 말까지 모두 2467명이며, 이중 사망자는 1006명이다.
또 시멘트공장 주변 주민으로서 진폐증과 환기 기능장애(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등 건강 피해를 본 사람은 1763명이며, 사망자도 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대구 동구 안심동에 위치한 안심 연료단지의 연탄·시멘트공장으로 인해 진폐증에 걸린 환자 8명 등도 포함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보관 중인 석면 샘플. 국내에서는 석면으로 인해 2467명이 건강 피해를 입었고 1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찬수 기자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보관 중인 석면 샘플. 국내에서는 석면으로 인해 2467명이 건강 피해를 입었고 1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찬수 기자 

이처럼 지난 10년 동안 파악된 환경성 질환자 대부분은 가습기 살균제 사용 등 실내외 공기 오염 탓으로 피해를 본 셈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이번에 집계된 피해자들 외에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으나 피해자 개개인이 정부 통계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례만 집계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환경부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시민 피해에 대해 종합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개별 사안별로 접근하고 있어 정부의 지원을 못 받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단 주변 등에서 발생한 환경오염 피해는 정부가 조사만 진행하고 대책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민의 혈액이나 소변에서 오염물질 농도가 높게 검출되고 환경성 질환이 의심되더라도 피해 보상보다는 건강진단 등 모니터링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환경오염이 원인으로 의심될 경우 치료비 지원 등 먼저 조치를 취하고, 나중에 원인자가 확인되면 원인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피해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5일 환경부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제22회 환경의 날 기념식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가 아시아 대기오염 저감과 국내 환경보건정책에 대한 기여로, 울산대 의대 홍수종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조사와 판정에 대한 공로로 훈장을 받는다.
또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은 제주도 자연환경보전과 친환경 도보여행 사업을 적극 보급한 공로로, 채종진 비씨카드 주식회사 사장은 그린카드 보급 등 저탄소 생활 확산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받을 예정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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