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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7년 구형받은 최순실 "유라 용서해 달라"

중앙일보

입력

"엄중한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구형한다. 피고인 최서원에게 징역 7년…"

31일 오후 2시 48분쯤 서울중앙지법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이 최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에 대해 재판부에 7년형을 요구한지 30여 분 뒤인 오후 3시 21분, 최씨의 딸 정유라씨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기자들 앞에 선 정씨는 어머니에게 내려진 구형 소식을 아직 듣지 못한 상태였다.

특검팀 박충근 특검보는 구형에 앞서 "오늘은 특검팀이 출범한 지 6개월이 된 날이자 정유라가 범죄인 인도절차에 따라 체포 송환됨으로써 국정농단 사건의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게 되는 날이다"고 말했다. 그는 정씨가 이화여대 입학 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는 글을 언급했다. 박 특검보는 "이 사건은 일부 학부모의 비뚤어진 자녀 사랑에서 비롯된 통상의 입시비리 사건이 아니라 비선 실세와 그 위세에 영달을 꾀하고자 한 교육자들의 교육농단 사건"이라고 말했다.

구형 동안 뭔가 적거나 눈을 감은 채 깍지를 끼고 기도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기도 하던 최순실씨는 자신의 최후진술 차례가 되자 눈물로 정씨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다.

최씨는 "유라는 자기 인생을 승마를 위해서 바쳤는데 대학을 권력과 재력으로 들어가려 했다는 SNS 글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의 정치적 상황으로 승마를 포기해야 했던 상황에서 이대에 유라를 특별히 부탁할 이유가 없었다. 부디 유라를 용서해주시기 바라고 앞으로 남은 삶을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아량을 베풀어주시기 바란다"며 오열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취임하시면서 40년지기 곁을 떠났어야 했는데 신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남은 것이 후회스럽고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비선 진료’에 가담한 혐의를 받은 이영선 전 행정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강제 구인됐지만 끝내 출석을 거부해 이 전 행정관의 재판은 5분 만에 끝났다. 특검팀 장성욱 특검보는 "건강상 이유로 집행을 강하게 거부했는데 여성이고 전직 대통령이어서 강제력 동원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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