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금연의 날'…안 끊으면 평생 질환 안고 살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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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리면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흡연이 주요 원인이다. [중앙포토]

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리면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흡연이 주요 원인이다. [중앙포토]

담배를 오래 피우면 질병이 따라온다. 폐암이 대표적이고 심혈관질환·뇌졸중 위험도 커진다. 남성은 발기부전 등 성 기능 장애도 생길 수 있다. 한 번 걸리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병도 있다. 흡연으로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서 폐 기능이 떨어지고 호흡이 어려워지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연간 20만명 #기침·가래로 시작돼 호흡곤란 이어져 #직간접 흡연이 주 원인…남성이 70% #"당장 금연이 최고의 치료·예방법"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해마다 20만명 이상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에 많이 노출된 노인과 남성 환자 비율이 높다. 건강보험공단이 '세계 금연의 날'(5월 31일)을 하루 앞둔 30일  만성폐쇄성폐질환의 2011~2015년 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질환에 걸리면 만성적인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대개 잦은 기침으로 시작하며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흉부에 압박감을 느낄 수도 있다. 중증으로 진행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숨이 가빠진다. 흡연과 간접흡연이 주요 원인이다. 대기 중의 유해가스도 영향을 미친다. 70대 이상 고령자에게선 네 번째로 많은 사망 원인이기도 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대부분 흡연과 간접흡연 때문에 발병한다. 특히 흡연을 오래 한 노인과 남성 환자 비율이 높다. [중앙포토]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대부분 흡연과 간접흡연 때문에 발병한다. 특히 흡연을 오래 한 노인과 남성 환자 비율이 높다. [중앙포토]

이 병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1년 25만9972명, 2013년 24만289명, 2015년 23만215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5년간 환자 수는 소폭 줄었지만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급증했다. 2011년 56만6720원에서 2015년 74만8063원으로 32%나 뛰었다.
이는 평균수명 연장과 고령화에 따라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중증 환자도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60대 이상은 전체 환자의 80.2%를 차지했다. 연령별로 나눠보면 70대(35%)가 가장 많고 60대(25%), 80대 이상(20.2%) 순이었다. 한창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나이가 많을수록 흡연 기간이 길어지면서 위험 요인에 노출되는 기간도 길어진다. 지속해서 악화하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나이가 많을수록 병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별로는 남성 환자가 70.1%로 여성(29.9%)보다 훨씬 많다. 남성 쏠림 현상도 담배와 연관이 있다. 한 교수는 "한국 남성은 흡연율이 여성에 비해 월등히 높아 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릴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흡연율(2015년 기준)은 39.3%, 성인 여성은 5.5%다.

연중 환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때는 언제일까. 월별로 들여다보면 날씨가 건조하고 기온차가 큰 3~4월 봄철에 제일 많이 나왔다. 황사와 미세먼지에 따른 대기오염 증가도 증세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질환은 거의 회복이 되지 않고 계속 안고 살아가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병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늦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 병에 걸렸다면 기관지 확장제 등 약물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게 좋다. 또한 호흡기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손씻기 등 개인 위생을 잘 챙기고 평상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주의해야

가장 좋은 치료·예방법은 '금연'이다. 폐 기능 감소를 유발하는 담배를 끊으면 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릴 위험도 줄어든다. 환자도 폐에 무리가 가는 흡연을 반드시 중단하고 외출 시에도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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