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10시쯤 대구 경북대 도서관 열람실.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긴급재난문자가 울렸다. 오전 11시 대구 일대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다는 재난 문자메시지였다. 열람실에 앉아 있던 재학생 김모(23)씨는 문자메시지를 보고 “벌써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친 용어)’가 찾아왔네”라며 "이렇게 더운데 올여름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구는 매년 전국에서 가장 무더운 날씨로 대프리카라는 별명을 얻었다.
경남·전남 15개 시·군도 폭염주의보 #경기도 20개 시·군엔 오존주의보
올여름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지난 20일 이후 두 번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대구 최고기온은 35.9도를 기록했다. 경북에서는 영천이 36.1도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경주 36도, 구미 34.8도, 청송 34.4도, 상주 34도, 안동 33.5도 등을 보였다. 이들 지역은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부산은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았지만 동래구 명륜동(자동기상관측장비)은 31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외국인 등 500여 명이 찾은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일부 시민이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겼다. 해운대에서 만난 송모(54)씨는 “내륙지역은 폭염이라는데 여기는 시원하고 물속은 추위를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경남에서는 오전 11시 창원을 비롯해 진주와 합천 등 10개 시·군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지역별로는 합천이 35.9도로 가장 높았고 밀양 35.6도, 양산 34.1도, 진주 34도, 남해 33.6도 등이었다.
전남 광양·순천·구례·곡성·보성 등 5개 시·군에도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들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광양 35.4도, 보성 34.9도, 순천 33.9도, 구례 33.5도, 곡성 33.3도 등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이날 오후 2시와 오후 4시 남부권과 북부, 동부권 등 20개 시·군에 잇따라 오존주의보를 발령했다. 오존주의보는 권역 내 한 개 이상 지역에서 시간당 대기 중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내려진다. 남부권의 최고 오존 농도는 0.120ppm이고, 북부권의 최고 농도는 0.127ppm이다. 동부권은 0.130ppm이었다.
충남도는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서해안 천수만의 ‘양식업 피해 최소화 계획’을 마련했다. 천수만 일대는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해수 면적과 바닷물 유통량이 줄어들면서 무더위 때마다 가두리 양식장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천수만에선 우럭·도미 377만1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피해 금액만 50억원이 넘었다.
홍성·대구=신진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