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온도 상승에 천수만 '비상'… 양식 어려우면 방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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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폭염이 이어지면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해 충남 서해안 천수만에 있는 가두리 양식장에서 우럭·도미 377만1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피해 금액만 50억원이 넘었다. 당시 천수만을 끼고 있는 서산·태안·홍성지역은 바닷물 온도가 평균 29.7도, 최고 30.1도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8월 충남 서해안 천수만에서 바닷물 온도가 최고 30도를 웃돌면서 가두리 양식장 물고기가 폐사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8월 충남 서해안 천수만에서 바닷물 온도가 최고 30도를 웃돌면서 가두리 양식장 물고기가 폐사했다. [중앙포토]

충남도는 매년 되풀이되는 여름철 천수만 바닷물 온도 상승에 대비해 ‘양식업 피해 최소화 계획’을 마련했다고 29일 밝혔다. 천수만 이대는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해수 면적이 줄고 바닷물 유통량이 줄어 고수온에 취약한 구조로 변했다. 이 때문에 해마다 가두리 양식장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우럭·도미 등 377만마리 폐사… 피해금액 50억원 #충남도, 3단계 대응책… 수온 26~28도 되면 대책반 가동

충남도는 바닷물 온도 변화에 따라 주의·경계·피해복구 등 3단계로 구분,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바닷물 수온이 26도 이하인 주의단계에서는 예찰을 강화하고 26~28도인 경계단계에선 비상대책반을 가동, 가두리 양식장 사료량과 사육밀도를 조절한다.

피해복구 단계에서는 어류 폐사 여부를 확인하고 합동 피해조사를 통해 어민들이 조기에 피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충남 서해안 천수만에서 바닷물 온도가 최고 30도를 웃돌면서 가두리 양식장 물고기가 폐사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8월 충남 서해안 천수만에서 바닷물 온도가 최고 30도를 웃돌면서 가두리 양식장 물고기가 폐사했다. [중앙포토]

충남도는 3단계 대응책을 마련하면서 해양수산부와 협력체계를 구축,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도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 기르던 물고기를 방류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적조 발생으로 양식이 불가능할 때만 방류가 허용됐다. 방류한 물고기를 다시 입식할 때는 정부와 자치단체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임민호 충남도 수산자원과장은 “천수만이 고온에 취약한 구조로 변하면서 양식어업 피해가 잇따라 대응책을 마련했다”며 “이번 계획을 바탕으로 고수온 피해예방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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