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젓가락에 영혼을 담는 일본 풍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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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젓가락
에드워드 왕 지음
김병순 옮김, 따비
416쪽, 2만2000원

중국에서 나고 미국에서 공부한 학자가 영어로 쓴 최초의 젓가락 역사문화서다. 더이상 세계가 손으로 먹는 동남아·중동·아프리카, 포크와 나이프로 먹는 유럽·북남미, 젓가락으로 먹는 동북아 등 세 가지 음식문화권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더욱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책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젓가락 문화권을 세밀하게 분석한다. 중국에서 시작된 주(箸)가 어떻게 오늘날의 콰이즈(筷子)가 되고 일본의 하시(はし)와 베트남의 두어(đũa)로 변모해나갔는지 살펴본다. 춥고 건조한 북중국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고안된 끓여 먹는 조리법부터 시작해 찰진 자포니카종의 재배 및 국수와 만두의 등장으로 획득하게 된 젓가락의 주도적 지위 등 변곡점들이 상세히 기술돼 있다. 특히 젓가락에 영혼이 깃든다 믿어 결혼과 장례 등에 사용하는 일본식 풍습이 흥미롭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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