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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 교체 발탁...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 앞둔 슈틸리케 감독 "강한 정신력 필요해"

중앙일보

입력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일간스포츠]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일간스포츠]

선수단이 대대적으로 물갈이됐다. 위기감을 느낀 축구대표팀의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 키워드는 '변화'였다.

이전 명단과 비교해 11명 '새 얼굴'...이근호-이명주 눈길 #29일 대표팀 소집, UAE서 훈련 후 카타르로 이동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다음달 1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카타르와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에 나설 2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현재 4승1무2패(승점 13)로 이란에 이어 조 2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카타르 원정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익숙한 선수들뿐 아니라 최근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까지 대거 중용해 고르게 조화를 이룬 팀을 꾸린 게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 중국전(0-1 패), 시리아전(1-0 승)과 비교해 축구대표팀 명단에 11명의 선수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최근 K리그에서 좋은 몸놀림을 보이고 있는 이근호(강원)와 이창민, 황일수(이상 제주)가 이름을 올렸고,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이명주가 2014년 12월 아시안컵 예비엔트리 소집 이후 2년 5개월여 만에 재승선했다. 반면 최근 오른 무릎 부상에서 회복중이던 구자철(아우스크부르크)과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친 공격수 이정협(부산 아이파크), 최전방 공격수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김신욱(전북 현대)은 명단에서 빠졌다.

이번에 발탁한 24명 선수 중에 K리그 출신 선수는 9명이다. 일본 J리그 출신이 4명, 중동 리그 출신은 3명, 중국 수퍼리그 출신은 2명에 그쳤다. 유럽파는 6명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은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력과 집중력을 갖고 이 경기를 통해 귀중한 승점 3점을 따야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K리거, 유럽파 등을 중심으로 오는 29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돼 훈련한 뒤, 다음달 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해 전지훈련에 나선다. 이후 8일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르고, 카타르 도하로 이동해 13일 카타르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을 치른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 일문일답.

이번 대표팀 선수 발탁 배경은.  

"대단히 중요한 시점에 돌입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3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순위를 유지해서 월드컵 본선에 오르려면 승점 1점이 모두 중요하다. 다른 소집과 달리 이번 2연전 중 한 경기는 친선전이다.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 게 다른 소집과는 다르다. 카타르를 놓고 보면 A조에서 최하위지만 홈에서 치른 경기는 경기 내용이 나쁜 게 아니었다. 그곳에서 승리를 거둔 팀들도 힘겹게 치렀다. 이 경기가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정신력과 집중력을 갖고 이 경기를 통해 귀중한 승점 3점을 획득해야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제주 유나이티드 출신 선수들이 새롭게 2명(이창민, 황일수) 발탁됐는데.

"대표팀 명단을 짤 때, 과거 우리와 함께 했던 경험이나 익히 알고 있는 선수들을 꾸린 측면도 있지만, 최근에 K리그에서 선수들을 점검해서 어떤 활약을 보였는지를 토대로도 명단을 구성하게 됐다. K리그를 최근 지켜보면서 가장 핫하다고 할 수 있는 제주라는 팀을 집중적으로 보게 됐다. 제주는 유일하게 한국을 대표해서 AFC 챔피언스리그 16강까지 올라가 살아남았다. 그래서 이창민, 황일수를 눈여겨봤고, 좋은 활약을 펼쳐 최종적으로 대표팀에 선발하게 됐다."

이근호(오른쪽). [사진 일간스포츠]

이근호(오른쪽). [사진 일간스포츠]

이근호가 아시안컵 이후에 처음 발탁됐다. 최근 K리그의 활약과 카타르에서의 경험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발탁인가.  

"카타르에서 과거 활약했던 부분은 크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최근 활약이 좋았다. 지난 주말에 서울과 경기를 봤는데, 예전의 날카로웠던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본인의 최고 모습을 다시 보여줘서 불렀다. 굉장히 활동량이 많고, 열심히 뛰면서 상대 진영에서 많은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다. 그래서 다시 대표팀에 소집하게 됐다."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구자철이 부상 때문에 뽑히지 않은 것 같다. 미드필드진 구성을 어떻게 할 계획인가.

"공격진에선 좀전에 언급한 이근호가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면서 운동할 수 있는 선수다. 지동원, 손흥민, 이재성도 모두 중앙, 측면을 모두 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우리가 이번 명단에서 공격진에 포진된 선수들 대부분이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앞으로 소집해서 이 선수들의 훈련 상황을 지켜보고, 전술적으로 어떤 게 최적의 조합인지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기성용과 파트너에 대해 눈여겨보는 선수가 있다면.

"그 포지션에서 가장 수비적으로 뛴 게 한국영이다. 소속팀에서도 열심히 해주고 있고, 팀에서 가장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선수다. 그런 역할로 봤을 땐 한국영도 있겠지만, 이창민도 최초 발탁을 하면서 본인이 제주에서 플레이하면서 보여준 부분을 대표팀에서 얼마만큼 실행하고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불렀다.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이청용(왼쪽), 기성용. [사진 일간스포츠]

이청용(왼쪽), 기성용. [사진 일간스포츠]

이청용, 박주호가 최근 소속팀에서 뛰지 못했는데.  

"두 선수의 현재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둘을 발탁한 건, 과거 경험이나 그런 부분을 참고했다. 최근 치른 중국전, 시리아전에서 일부 선수들이 경기에 대한 중압감, 부담감을 떨쳐내는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했다. 둘은 와일드카드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팀이 단결되고, 성숙해지고, 정신적으로 강해지기 위해 이런 선수들이 합류하는 게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유럽 출장 가서 선수들과 면담한 배경으로 선발한 게 아니라 선수들의 과거 경험을 보태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 왔을 때, 팀을 하나로 엮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본인이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인지, 아닌지는 확인해야 겠지만 설령 뛰지 못해도 이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서 모든 다른 선수를 이끌어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김신욱, 이정협 등이 빠졌다. 공격 조합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공격에서는 어떤 선수가 최적의 조합인지 놓고 고민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우리 플레이 스타일이 어떤지를 봐야 한다. 지난 경기엔 롱볼을 활용한 플레이를 하다보면 공격수로서도 본인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부족해졌다. 많은 조합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많은 선수들이 그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황희찬은 최근 소속팀에서 득점하면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훈련을 통해 지켜보면서 어떤 게 가장 최적의 조합인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 여자 아시안컵 예선에서 조 1위로 올라간 여자대표팀, 최근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기세를 올리는 U-20대표팀 등이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한지 궁금하다.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한편으론 경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유벤투스를 봐도 잔루이지 부폰 같은 나이대가 있는 선수들,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어떻게 보면 때론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자대표팀처럼 모두 팀 정신을 바탕으로, 강인한 정신력으로 굶주린 정신이 필요하다. 그런 게 필요하단 걸 강조하고 싶고, 이런 걸 되찾았으면 좋겠다."

손흥민 [토트넘 페이스북]

손흥민 [토트넘 페이스북]

손흥민이 한국인 유럽 리그 최다 골 기록을 세웠다. 이에 대해 대표팀에서 기대하는 것과 카타르전 활용법은 어떤지 궁금하다.

"손흥민 활용법에 대해선 소속팀에서도 해리 케인이 출전하지 않았을 때 때론 최전방 공격수를 맡았고, 케인이 나서면 2선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는데, 본인이 어느 포지션을 뛰든 전술적인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활약과 대표팀에서 활약이 다를 수 밖에 없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토트넘은 소속팀이니까 매일 똑같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손발을 맞출 수 있어 매 주말 경기력이 나온다. 그러나 대표팀은 2-3일 훈련해서 바로 결과를 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토트넘에서 1년 내내 손발을 맞춘 선수들이 더 자연스럽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두번째론 토트넘에서의 손흥민 입지는 그 팀에 해리 케인, 델레 알리 등 세계적인 여러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데, 대표팀에만 오면 모든 시선이 손흥민에게 쏠려있고, 기대감도 몰려있어 선수 본인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토트넘에서의 본인의 상황과 대표팀에서 처해있는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는 부분은 힘들다."

이달 29일에 일부 선수들을 조기 소집한다. 그 효과가 어느정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조기 소집하는 부분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정한 기간에서 벗어나 당연히 모든 선수들이 올 순 없다. 그러다 다행스럽게도 프로축구연맹에서 많은 협조를 해서 적어도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1주일 조기 소집할 수 있게 됐다. 12명 내외로 조기 소집이 예상되는데, 그 선수들만이라도 모아놓고 훈련하면서 준비를 잘 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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