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모 2척, 이르면 다음달 초 한반도 해역에서 합동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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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서 한미 합동훈련을 벌이고 있는 미 항모 칼빈슨함. [사진 미국 태평양사령부]

동해에서 한미 합동훈련을 벌이고 있는 미 항모 칼빈슨함. [사진 미국 태평양사령부]

미국이 이르면 다음달 초 한반도 해역에서 핵 추진 항공모함 2척이 동시에 참여하는 합동훈련을 벌인다.

미국 CNN은 2명의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칼빈슨함(CVN 70)과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이 한반도 해역에서 합동훈련을 할 것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지난 14일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이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는 미 정보당국의 초기 평가에 이은 조치라고 CNN은 덧붙였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현재 서태평양에 머물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함이 초계 활동을 시작했다"며 "(지난달 29일부터 동해에 머물고 있는) 칼빈슨함과 가까운 거리에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로널드 레이건함이 한반도 해역 진입을 위해 대기 중인 상태”라며 “워싱턴 DC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다음달 초 두 척의 항모가 합동훈련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로널드 레이건함이 지난 16일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를 떠나고 있다. [사진 미국 태평양사령부]

로널드 레이건함이 지난 16일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를 떠나고 있다. [사진 미국 태평양사령부]

미국 항모 2척이 한반도 해역에서 합동훈련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로널드 레이건함이 칼빈슨함으로부터 곧 바통을 넘겨받아 대북 군사적 압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칼빈슨함은 미 해군 3함대 소속이며, 로널드 레이건함은 7함대 소속으로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삼고 있다. 평시에 서로 다른 함대 소속의 항모들이 합동훈련을 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김진형 전 합참 전략기획부장(예비역 해군 소장)은 “두 척의 항모가 모이면 전투기는 160대 이상, 이지스 순양함ㆍ구축함은 10척 이상, 잠수함은 최소 3~4척이며 여기서 발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100발 이상일 정도로 가공할만한 전력이 된다”며 “미국이 작정하고 북한을 상대로 고강도 무력시위를 한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지난 16일 일본 요코스카를 떠나 초계 활동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1월부터 4개월 일정으로 함 정비를 받았다. 이 때문에 로널드 레이건함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 위기 상황이 높았던 지난 4월 한달동안 요코스카항 부두를 한 번도 떠나지 못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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