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협정 당시 군사분계선을 표기한 군사지도 등 1950년대 주한미군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문화전시회가 비무장지대(DMZ) 인근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다.
‘DMZ 캠프 그리브스-기억과 기다림’ 문화전시 # 경기도ㆍ경기관광공사 17일∼6월30일 개최 # DMZ에서 2㎞ 떨어진 2007년 반환된 미군기지 # 숙박시설 등 1950년대 주한미군 모습도 확인 # 미군의 생활ㆍ안보 체험하는 공간으로 변신
DMZ에서 2㎞가량 떨어진 캠프 그리브스는 인기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의 주요 촬영 장소였던 곳이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모델이 된 101공수 506연대가 실제로 주둔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민통선 내인 파주시 군내면 임진강변에 있는 옛 미군 주둔지다. 정전 직후인 1953년부터 51년간 주둔하다 2004년 철수했다. 기지는 2007년 4월 반환됐다. 11만8000㎡(약 3만6000평) 면적에 60여 동의 건물이 있다. 이곳은 2013년 12월 장교 숙소를 개조해 ‘캠프 그리브스 DMZ 체험관(유스호스텔)’으로 재탄생했다. 미군의 생활·안보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드라마 태후에서는 우르크 태백부대의 본진 기지로 사용되면서 10여 장면이 촬영됐다. 송중기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장면은 주차장에 설치한 막사에서, 송혜교의 태백부대 방문 모습은 정비고에서 각각 찍었다. 민통선 내에서 유일하게 일반인이 숙박할 수 있는 최북단 유스호스텔이다. 지난해 1만7000명이 캠프 그리브스를 방문했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17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파주시 군내면 민통선 북쪽 캠프 그리브스에서 ‘DMZ 캠프 그리브스-기억과 기다림’ 문화전시 행사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전시회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중립국감독위원회가 보관 중인 휴전협정 때 국내 군사분계선이 최초로 공식 표기된 지도와 깃발 등을 선보인다.
2개의 기획전시관과 4개의 상설전시관으로 꾸며져 3차원 그라피티(graffiti) 예술작품, 대형 스크린을 통한 영상물, 500개의 판다 인형 등을 통해 DMZ의 생태환경을 보여준다. 또 임진강을 두고 벌어진 전쟁의 모습, 원형이 보존된 미군 시설을 통한 과거·현재·미래를 전시한다. 미군 숙박시설·볼링장·공동 샤워장 등 1950년대 주한미군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파주 임진각평화누리에서 현재 운영 중인 DMZ안보관광 버스나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에서 판매 중인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캠프 그리브스를 방문할 수 있다. 투어버스는 전시회 개막일인 17일과 다음 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매주 토, 일요일 하루 2회씩 운영된다. 지하철 2호선 합정역에서 출발한다.
이길재 경기도 DMZ정책담당관은 “캠프 그리브스는 DMZ의 역사와 생태,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며 “땅 길에 이어 내년 말 하늘길(곤돌라)이 열리고 역사문화공원이 갖춰지면 경기 서북부 DMZ 관광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회를 관람하려면 캠프 그리브스 문화재생사업팀(031-952-0466)이나 이메일(heeyun@gto.or.kr)로 신청하면 된다. 전시회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캠프 그리브스 홈페이지(www.dmzcamp131.or.kr)를 참조하면 된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