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역시 믿고 보는 배터리, 니퍼트-양의지

중앙일보

입력

8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SK와이번스의 경기에서 4회초 최정의 파울타구를 잡은 양의지를 니퍼트가 머리를 두드리며 들어가고 있다.

8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SK와이번스의 경기에서 4회초 최정의 파울타구를 잡은 양의지를 니퍼트가 머리를 두드리며 들어가고 있다.

역시 찰떡 호흡이었다. 두산이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6)와 포수 양의지(30)의 활약에 힙입어 3연패를 탈출했다.

두산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6-0으로 이겼다. 두산은 LG전에서 당한 3연패에서 벗어나며 공동 6위(15승1무17패)로 한 계단 올라섰다. 두산 타자들은 선발 전원 안타(시즌 2번째)도 달성했다.

선발 니퍼트의 호투가 빛났다. 니퍼트는 1회 초를 삼자범퇴로 막은 뒤 2회엔 볼넷 1개만 주고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냈다. 3-0으로 앞선 3회엔 2사 뒤 중견수 앞 쪽에 떨어진 타구가 뒤로 굴러가면 조용호에게 3루타를 내줬다. 4, 5, 6회에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SK 타자들을 상대로 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했다. 99개로 5회까지 막은 니퍼트는 6회까지 마무리한 뒤 김강률과 교체됐다. 6이닝 3피안타·3사사구·무실점이자 올 시즌 7번째 선발 등판에서 기록한 6번째 퀄리트스타트. 두산이 승리하면서 니퍼트는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시즌 4승(2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2.33에서 2.01까지 낮췄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니퍼트가 에이스답게 힘있는 피칭으로 연패를 끊어줬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돋보인 건 볼 배합이었다. 니퍼트는 이날 1회에선 직구만 12개를 던지는 3회까진 직구 비율을 높게 가져갔다. 무려 58개의 공 중 직구가 48개. 3회 2사 3루에선 나주환을 상대로 직구만 3개를 뿌려 3구 삼진을 잡아냈다. 양의지는 "니퍼트가 던지겠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첫 타석에서 직구 타이밍을 못 맞추는 것 같아 자신있게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SK 타자들이 빠른 공에 강하다. 경기 전 직구 타이밍이 맞는다 싶으면 변화구를 유도해달라고 양의지에게 부탁했다. 그런 부분이 초반에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4~6회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직구보다 더 많이 던졌다. 4회 1사 1, 2루에 정의윤을 상대로는 직구 하나도 없이 체인지업 5개, 슬라이더 하나를 던져 중견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이어진 정의윤에겐 슬라이더 5개를 안쪽, 바깥쪽으로 뿌려 삼진을 잡아냈다. 니퍼트는 "어떤 공이 오는지 안다고 해도 다 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 강점을 믿고 던졌다"고 설명했다. 니퍼트는 "연패 부담은 없었다. 내 피칭을 즐기려 했다. 앞으로 선수들이 여유롭게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예전엔 사인을 낼 때 '이거 맞을 거 같다'고 생각하면 맞았다. 그래서 지금은 과감하게 공을 요구한다. 맞으면? 포수를 바꾸는 수 밖에 없지않느냐"고 웃었다.

양의지는 타석에서도 힘을 냈다. 2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날린 양의지는 민병헌의 적시타 때 결승득점을 올렸다. 3회엔 풀카운트에서 3루 땅볼에 그쳤지만 5회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날렸다. 4-0으로 앞선 7회 말 1사 1루에선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날려 1루주자 김재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2루타 2개 포함 4타수 3안타·1타점·1득점. 양의지는 "에이스 니퍼트가 나오는 경기인데다 최근 3연패라 집중했다. 체력이 조금 떨어졌는데 감독님 배려로 하루(7일 LG전) 쉬고, 어제 비로 더 쉰 게 도움이 됐다. 날씨도 따뜻해져서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