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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 안되고 헛배 부르는 폐경 여성, 이 암 의심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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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과 소화불량 같은 증상은 난소암의 신호일 수 있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암이 다른 곳으로 퍼진 3, 4기인 경우가 많다. [중앙포토]

복통과 소화불량 같은 증상은 난소암의 신호일 수 있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암이 다른 곳으로 퍼진 3, 4기인 경우가 많다. [중앙포토]

오는 8일은 '세계 난소암의 날'이다. 여성에게 난소암 예방과 치료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난소암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여성암이다. 지난해 환자 수는 1만6172명으로 자궁경부암(5만4603명) 다음으로 많았다. 초기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1.9%로 자궁경부암(80.3%)보다 낮다.
난소암이 악화하면 복통과 복부팽만, 소화불량, 질 출혈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땐 암세포가 난소를 넘어 이미 다른 곳으로 퍼진 3, 4기인 경우가 많다.

난소암 환자 1만6172명, 국내 두번째 여성암 #5년 생존율 62%… 악화 전까진 별 증상 없어 #소화불량· 복통 있으면 이미 3, 4기일 가능성 #가족력·유방암 경험 폐경 여성 매해 검사해야

난소암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40~50대(53%)다. 40~50대는 난소암 증상이 나타나도 단순히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노화로 신체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암 발견이 더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난소암을 ‘침묵의 살인자’로 부르는 이유다.
김윤환 이대여성암병원 재발성부인암센터장은 "국내 난소암 환자 중에선 종양이 다른 기관으로 퍼지는 3기 이후에 난소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70%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 시기에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은 30%도 채 되지 않는다. 난소암 3기 이상의 환자들은 수술해서 종양을 최대한 없앤 뒤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로 남은 종양을 제거한다. 환자의 건강 상태와 임신 계획 여부에 따라 치료법은 달라진다.

유방암을 경험했거나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연 1회 초음파 검사로 난소암 여부를 검사받는 게 좋다. [중앙포토]

유방암을 경험했거나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연 1회 초음파 검사로 난소암 여부를 검사받는 게 좋다. [중앙포토]

난소는 골반 안쪽에 있다. 위내시경이나 자궁경부암 검사처럼 장기를 들여다보고 바로 조직을 채취해 암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아직 없다. 증상이 없더라도 가족력이나 유방암 발병 경험이 있는 고위험군, 40세 이상의 폐경 후 여성은 연 1회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아진다. 김윤환 암센터장은 "암이 난소에만 있는 1·2기에는 70~90%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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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 이후에도 조심해야 한다. 2년 이내에 재발하는 경우가 약 80%다. 완치 판정을 받더라도 지속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환자의 통증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열항암화학치료법·고주파온열치료법 같은 새로운 치료법이 도입되고 있다.
난소암 표적 항암 치료제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난소암이 재발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이 높아진다. 환자 본인의 강한 의지와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의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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