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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제자와 39세 여교사의 스캔들로 시작한 마크롱과 24세 연상 아내의 로맨스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 아미앵의 사립학교에 다니던 에마뉘엘 마크롱이 연극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당시 연극 교사였던 브리지트 트로노가 마크롱의 뺨에 키스를 해주고 있다. [영국 메일온라인]

프랑스 아미앵의 사립학교에 다니던 에마뉘엘 마크롱이 연극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당시 연극 교사였던 브리지트 트로노가 마크롱의 뺨에 키스를 해주고 있다. [영국 메일온라인]

 “프랑스 사람들이 사랑에 관대하지만, 애가 셋인 유부녀 교사와 어린 제자가 사랑에 빠졌다면 얘기가 다르죠. 학부모들이 뭐라고 했을 지 상상해보세요.”

고교 교사 "마크롱의 성공, 부모에 인정 받고 트로노에게 확신주려는 야망서 시작"

39세 여교사와 15세 제자의 로맨스.
1994년 프랑스 북부 소도시 아미앵의 라 프로비당스 학교에서 일어난 스캔들은 당시 큰 논란거리였다고 현지 언론인 브누아 들레스피에르가 영국 '메일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5월 7일 프랑스 대선 결선에서 당선 가능성 1위로 꼽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24살 연상 아내 브리지트 트로노의 러브스토리는 이렇게 시작됐다.

연극을 가르치던 트로노는 인품을 겸비한 실력있는 교사였다고 당시 함께 근무한 교사들은 전했다. 마크롱은 금발의 미녀 교사에게 반했고, 연극 대본을 함께 쓰며 가까워졌다.

마크롱의 24살 연상 아내 브리지트 트로노가 학교 교사였을 당시의 모습. [유튜브]

마크롱의 24살 연상 아내 브리지트 트로노가 학교 교사였을 당시의 모습. [유튜브]

동료 학생들과 연극 공연에 나선 마크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는데, 연기를 마친 마크롱의 뺨에 트로노가 키스를 해준다.
담당 교사의 키스를 받고 즐거워하던 마크롱은 24년 후인 지난 23일 프랑스 대선 1차투표에서 1위로 통과한 뒤 아내 트로노를 안고 키스를 건넸다. 그는 "이 사람이 없었으면 나도 이 자리에 없었다"고 말했다.

연극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마크롱의 뺨에 키스를 해주는 트로노. [메일온라인]

연극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마크롱의 뺨에 키스를 해주는 트로노. [메일온라인]

마크롱의 급우였던 앙트와는 “둘이 가깝다는 것을 학교에서도 모두 알고 있었지만 플라토닉 러브일 거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부부 의사였던 마크롱의 부모는 둘의 관계를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트로노를 ‘미성년자와의 타락'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지는 않았다.
대신 파리 명문 앙리4세 고등학교로 마크롱을 전학시켜버렸다. 고급 제과점 체인을 운영하던 트로노 집안에서도 이 일을 입에 올리길 꺼려했다.

마크롱의 어머니는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트로노를 찾아가 “마크롱이 18세가 되기 전까지는 그를 가만 놔두라"고 요청했다. 마크롱의 부모가 결혼한 해는 트로노가 당시 남편과 결혼한 해이기도 했다. 트로노는 그러나 “아무런 약속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메일은 보도했다.

파리로 추방된 마크롱은 트로노에게 “당신이 무엇을 하든지 나는 언젠가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말했다.

앙리4세 고교에서 마크롱을 가르친 영어교사 크리스티앙 몽주는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마크롱은 인정받기 위해 성공하기로 결심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은 부모에게 그가 여교사와 사랑에 빠진 것이 실수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싶어했다"며 “트로노에게도 남편을 떠나 그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일이었음을 증명하고 싶어했다”고 덧붙였다.

몽주는 “마크롱은 동급생에 비해 유달리 집중력이 있었다. 하지만 늘 다른 뭔가가 마음에 있는 것 같았다"며 “복잡한 사랑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정치적 야망도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야망에서 나왔다고 믿는다"며 “성공을 향한 결심은 이후 그의 정치적 여정에도 투영됐다"고 설명했다.

마크롱의 부모는 마크롱이 여교사와 사랑에 빠지자 그를파리의 명문 학교로 전학시켰다. [메일온라인]

마크롱의 부모는 마크롱이 여교사와 사랑에 빠지자 그를파리의 명문 학교로 전학시켰다. [메일온라인]

마크롱은 학창 시절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우수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의 동급생이었던 세실 말콩은 “마크롱은 학급에서 뛰어난 학생이었고 문학과 철학을 잘했으며 매력적이기도 했다"며 “토론을 할 때 한 번도 다른 학생에게 무례하게 군 적이 없다"고 전했다.
잘 생긴 마크롱은 이전 학교 교사와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말한 적은 없지만 다들 누군가와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말콩은 “둘의 관계는 훌륭한 러브 스토리"라고 말했다.

고교 졸업 후 국립행정학교에 진학한 마크롱은 나이지라 대학으로 6개월 간 가게됐는데 그때 지금도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를 트로노로부터 받았다. 사랑을 얻었다는 징표였다.

두 사람은 2007년 파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마크롱의 어머니가 둘의 관계를 받아들여준 게 큰 힘이 됐다. 은행원이었던 트로노의 남편은 떠나갔지만 세 자녀는 둘의 재혼을 인정해줬다.

마크롱의 어머니는 “대학 시절 마크롱에게 여학생이 편지를 보냈는데 뜯지도 않았더라. 슈퍼모델이 마크롱 앞에서 유혹하더라도 둘 사이가 워낙 돈독해 꿈적도 않을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경제장관 시절의 에마뉘엘 마크롱(오른 쪽)과 부인 브리지트 트로노.

경제장관 시절의 에마뉘엘 마크롱(오른 쪽)과 부인 브리지트 트로노.

마크롱의 러브스토리는 선거에서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부부의 한 측근은 트로노가 대통령을 하기엔 젊은 편인 마크롱이 미숙해보일 수 있는데 연상의 아내 덕분에 성숙한 분위기를 낸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대통령과 퍼스트 레이디가 될 지 모르는 두 사람의 불같은 연애담이 유럽의 운명을 가를 선거전의 또다른 관심사가 되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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