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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람의 미주알고주알바둑알] ③5인조 바둑 소녀들과 수다 타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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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면에 쓰지 못한 시시콜콜한 취재 뒷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다루는 코너입니다. ‘일기’ 컨셉이라 긴장 풀고 편하게 쓸 작정입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기사가 아닌 주관적이고 편파적인 글입니다. 신문에서 쓰지 못한 B컷 사진과 취재 현장에서 찍은 셀카도 함께 올립니다. :-)


왼쪽부터 (거울 속에) 장은애 한국기원 대리, 송혜령 2단, 나, 오유진 5단. 

왼쪽부터 (거울 속에) 장은애 한국기원 대리, 송혜령 2단, 나, 오유진 5단.

이번 순서는 상큼한 여자 선수 5인방 취재기다. 이번 주 중앙일보 바둑면에 무얼 쓸까 고민하다가 제7회 황룡사ㆍ정단과기배 세계여자바둑단체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여자 선수 5인방을 인터뷰하기로 했다. 발랄한 여자 선수 다섯의 출전 각오를 들어보면 재밌을 것 같았다.

물론 처음은 다섯명 모두를 한 번에 만나 인터뷰하고 사진도 찍을 생각이었다. 다섯명을 함께 촬영해야 사진도 훨씬 잘 나온다. 먼저 선수들에게 인터뷰 가능한 시간을 타진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다. 5명 중 4명은 국가대표 상비군에 속해 있어 매일 한국기원으로 출근하기 때문에 시간만 잘 맞추면 조율이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다섯명을 한 자리서 만나는 건 생각보다 엄청 어려운 일이었다. 일단 선수들 일정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빡빡했다. 저마다 스케줄도 모두 달랐다. 고심 끝에 내가 한국기원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다가 한 사람씩 시간이 되는 대로 만나서 각자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중앙일보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윤영 4단. 

중앙일보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윤영 4단.

첫 번째 선수는 김윤영 4단. 김 4단은 국가대표팀이 아니라 한국기원에 나오지 않을뿐더러 집이 경기도라 약속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먼저 17일 저녁에 중앙일보에서 김 4단을 만나 1번 타자로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했다. 김 4단과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수다떠는 것처럼 인터뷰가 즐거웠다.

다음날인 18일, 나는 다른 선수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한국기원으로 향했다. 인터뷰는 점심부터 시작됐는데, 오정아 3단->오유진 5단->송혜령 2단->최정 7단 순서로 진행됐다. 모두 끝나면 저녁인 일정이었다.

한국기원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오정아 3단. 

한국기원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오정아 3단.

두번째는오정아 3단. 오 3단은  2년 전 이 대회에서 5연승했을 때 인터뷰한 적 있다. 당시 한국은 결국 우승했고, 우승을 결정지은 최정 7단도 인터뷰했던 기억이 난다. 지난해는 중국이 우승해서 인터뷰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다시 우승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

"예쁘게 찍어주세요~." 사진 촬영 전에 틴트를 바르고 있는 오유진 5단. 

"예쁘게 찍어주세요~." 사진 촬영 전에 틴트를 바르고 있는 오유진 5단.

세번째 차례는 오유진 5단. 오 5단은 이날 2017 KB국민은행 퓨쳐스리그 선발전 때문에 잠깐 틈을 내서 인터뷰를 했다. 오 5단은 인터뷰 끝난 뒤 바로 상대 선수 기보를 보러가야 한다며 총총총 사라졌다. 나중에 들으니 오 5단은 이날 선발전을 통과해 홍일점으로 퓨쳐스리그에 참가하게 됐다고 한다. 축하축하!

한국기원에서 사진 촬영 중인 송혜령 2단. 사진찍는 분은 한국기원 장은애 대리님.

한국기원에서 사진 촬영 중인 송혜령 2단. 사진찍는 분은 한국기원 장은애 대리님.

이어 송혜령 2단. 송 2단과는 오며가며 인사는 몇번 했지만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성격이 너무 좋고 시원시원해서 인터뷰 내내 유쾌했다. 인터뷰 중간 짬이 나면 오유진 5단과 둘이서 투닥투닥 장난치는 모습도 귀여웠다.

포즈도 척척 잘하는 최정 7단.

포즈도 척척 잘하는 최정 7단.

기다렸다가 최정 7단까지 무사히 인터뷰를 마쳤다. 최정 7단은 국내 여자 랭킹 1위인만큼 이전에 여러차례 나와 인터뷰한 적 있다. 여러번 이야기를 나눠봐선지 나는 최정 7단과 인터뷰가 매우 편하다. (이날 인터뷰 기사는 여기 클릭!)

아무튼 매번 느끼지만 여자 선수들과 인터뷰하는 건 참 즐겁다. 미주알고주알 수다 떠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다들 웃음도 많아서 여고생 같이 꺄르르르르 웃음 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과묵한 남자 선수들과 이야기할 때보다는 덜 어색하고 편안할 때가 많다.

황룡사배 우승국은 6월 초쯤 결정된다. 1차전은 20~23일, 2차전은 6월 3~6일 열린다. 이 대회는 단체전인 만큼 선수들 화합이 중요하다. 또한 결국은 맞붙을 수밖에 없는 국내 여자 랭킹 1위 최정 7단과 중국 여자 랭킹 1위 위즈잉 5단의 승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6월 초에 한국이 우승하고 선수들이 귀국하면, 다섯명을 다시 만나 인터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그때는 다섯명을 한번에 만나서 인터뷰할 수 있길 ㅎㅎㅎ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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