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변강쇠 묘한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최근 극장가에 토속에로영화 『속변강쇠』가 크게 히트하면서 많은 화제를 뿌리고 있다.
지난해『변강쇠』로 크게 히트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엄종선감독 (41) 이 1년 만에 다시 내놓은 『속변강쇠』가 요즘 하루 4천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들이며 롱런할 태세다.
질펀한 에로장면과 어처구니없는 과장, 기막힌 해학 등이 한데 어우러져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안겨주는 성인용 오락영화다. 보고 나면 남는 것은 없지만 보는 동안만은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는 평가다.
엄감독은 당초부터 작품성을 배제하고 오로지 재미만을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힌다.
『속변강쇠』는 줄거리에서 지난해의 『변강쇠』와 별로 다를게 없다. 다만 첫 편에서 처진 후반부를 생략하고 오락성을 더욱 강화했다.
천하절륜의 사나이 변강쇠 (김진태)와 색녀 옹녀 (원미경)가 각기 파란만장한 성편력을 벌인 후 극적으로 만나기까지의 에피소드를 교차시키며 이끌어 나갔다.
변강쇠와 접촉한 한 동네여인들이 모두 몸저눕는 바람에 아이들이 밥을 짓는 장면이나 옹녀와 통정한 한 동네 남자들이 줄초상이 나는 장면 등은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엄감독은 특히 변강쇠와 옹녀의 합궁장면에서 지구가 흔들린다는 기막힌 과장도 사용했다.
그러나 옹녀가 첫 남편무덤의 흙을 하루라도 빨리 말리기 위해 부채질하는 장면 등은 그런 대로 해학의 맛을 풍긴다.
영화계는 이 영화에 많은 관객이 몰리자 『과연 우리 관객들은 오락영화를 더 즐기는가』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이창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