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京 6자회담 어떻게] 5개국어 통역 … 진행 더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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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4일 북핵 문제를 다룰 6자(남북, 미.일.중.러)회담이 오는 27~29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4월 베이징 3자(북.미.중)회담 이래 4개월 만에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는 계기가 다시 마련됐다.

그러나 북핵 문제의 핵심 당사국인 북.미 간 입장차가 커 회담은 난항이 예상되고, 참가국이 6개국이어서 회담 진행도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핵 폐기와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이지만 북한.미국은 이를 서로 선결과제로 내세우고 있어 줄다리기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의 접점을 마련하고, 2차 6자회담 일정을 마련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회담은 본회의에서 각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기본 입장을 개진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회담 기간에 북.미 간, 북.일 간 별도의 접촉이나 회담도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6자회담은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회담으로선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참가국들이 외교.국방.안보 책임자들이 포함된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5개국어가 사용되는 만큼 각국은 통역 요원을 5명씩 회담장에 대기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회담장에는 1백명이 넘는 대표들로 북적댈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늘 '조선말'을 회의 공용어로 고집해왔다"며 "때문에 남북한.미.중이 참가한 1998년 4자회담 당시 영어.중국어.한국어를 순차 통역해야 했고 그 결과 회의가 길어졌다"고 말했다. 6자회담에는 여기에 러시아.일본어까지 포함되는 만큼 회의 진행이 더욱 더뎌질 것이란 얘기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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