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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박스 샀더니"...알고보니 '사기박스' 피해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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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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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명품 시계나 향수 등을 상자에 담아 무작위로 판매하는 이른바 '랜덤박스'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시는 18일 소비자들에 온라인 쇼핑몰의 이 같은 판매 행위에 대한 주의보를 내렸다.

랜덤박스는 일정한 금액을 정해두고 상품이 담긴 상자를 팔고 사는 행위를 가리킨다. 판매 업체에서는 무작위로 상품을 담고, 판매 및 배송도 무작위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이 보통이다. 소비자들은 운이 좋으면 상자 구매에 쓴 비용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 물건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럭키박스'라고도 불린다. 온라인 쇼핑몰이 상품을 두고 일종의 도박판을 벌이는 셈이다.

하지만 서울시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의 랜덤박스 판매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상담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68건으로 집계돼 2015년 40건과 비교해 약 70% 증가한 것이다.

올 1분기에만 피해 상담 접수가 22건이나 들어왔다. 지난해 피해 상담 건수 수준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관측이다.

주로 명품 시계나 향수를 랜덤박스에 담아 배송한다는 홍보에 상품을 주문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의 저가 상품이 배송돼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 이들 온라인 쇼핑몰 대부분은 환불도 거절하고 있다. 특히, 2015년에는 보조배터리, 스마트폰 케이스 등 상대적으로 값이 싼 제품으로 랜덤박스를 만들어 팔았지만, 지난해에는 시계나 향수, 화장품, 미용용품, 의류 등으로 가격대가 올라갔다.

서울시 관계자는 “랜덤박스만 전문적으로 파는 온라인 쇼핑몰이 늘고 있다”며 “신고된 업체를 대상으로 실제 배송 상품리스트를 게시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는 피해 사례가 들어온 업체를 대상으로 실제 배송 상품군 전체를 게시하도록 요청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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