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카돔구장을 제외한 모든 야구장이 실외에 있어 장시간 햇빛을 피할 수 없다. 야구 경기는 평균 세 시간 이상 소요되므로 날씨가 흐리더라도 피부 보호를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른다. 성인 여성은 SPF50 제품, 어린이는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제품을 골라 얼굴과 목·팔뚝 곳곳에 발라 준다. 볕이 따가운 여름이 다가올수록 짙은 선글라스와 챙 달린 모자, 목 뒷부분을 가려주는 스카프 등을 꼭 챙긴다. 건조할 때 뿌리는 얼굴용 미스트도 유용하다.
야구장 패션의 기본은 ‘캐주얼’이다. 응원하는 구단의 유니폼을 긴 팔 티셔츠 위에 덧입어 커플룩이나 패밀리룩을 연출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유니폼 스타일의 줄무늬 원피스를 입으면 발랄한 느낌을 낼 수 있고 흰 양말과 운동화를 매치하면 깔끔해 보인다. 유니폼이 없을 땐 흰색·검은색 상·하의에 응원하는 구단의 로고 색이 들어간 스카프나 조끼를 입어 응원단과 동질감을 높인다. 구단 고유색과 전혀 다른 컬러의 패션 아이템은 지나치게 튀어 촌스러워 보인다.
야구장은 뒷좌석의 시야 확보를 위해 계단이 유난히 높다. 굽 높은 신발이나 긴 치마를 입으면 다치기 쉽다. 신발의 경우 커플이나 가족끼리 비슷한 느낌의 신발을 신어 통일감을 준다. 가볍고 신축성 좋은 운동화나 단순한 모양에 패턴·장식 등으로 개성을 강조한 슬립온을 추천한다.
꼭 필요하진 않지만 갖고 가면 흥미가 배가되는 아이템도 있다. 1만원대인 일반석에서 4만~5만원 테이블석의 느낌을 내고 싶을 땐 시중에서 판매하는 간이 테이블을 가져간다. 일반 좌석에 설치된 음료수 컵 홀더에 끼워 사용하는 제품으로 음료 두 잔이 쏙 들어가는 구멍과 휴대전화를 고정시키는 홈이 있어 맛있는 먹거리를 즐기면서도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이 테이블은 반으로 접을 수 있어 휴대가 편리하며 가격은 1만~2만원 정도다.
저녁 경기가 있는 날엔 어두워질수록 바람이 쌀쌀하다. 대부분의 실외 좌석이 추위에 그대로 노출되므로 배·등에 붙이는 핫팩과 좌석에 깔거나 덮을 수 있는 작은 담요, 부피를 줄여 주머니 속에 쏙 넣는 가벼운 패딩 점퍼를 챙긴다. 추위에 약한 어린이와 동행한다면 6시간 이상 보온이 가능한 텀블러도 준비한다.
지금은 어디서나 휴대전화 사진 촬영이 보편화됐지만 경기장 곳곳을 좀 더 좋은 화질로 생생한 사진을 원하는 야구팬도 많다. 구장 1, 3루석이나 외야석에서도 선수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는 최소 200㎜ 이상의 강력한 줌 기능 카메라가 필요하다. 어두운 시간에도 흔들림 없이 원거리에서 선수 표정을 잡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으로는 소니 RX10 III나 캐논 G3X 등이 꼽힌다. 이 밖에도 경기에 더 집중하려면 쌍안경을, 가족·연인과 야구장의 열기를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면 셀카봉을 함께 챙긴다.
최근 2~3년 사이 경기장 안전이 강화되면서 주류 반입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분위기다. 잠실야구장은 1L 이하 페트병에 가져오는 맥주와 음료만 허가한다. 캔과 유리병에 담긴 주류와 음료는 모두 반입이 안 된다. 구장 내에서도 소주는 찾아볼 수 없으며 지정 판매대 혹은 좌석을 돌아다니는 ‘맥주 보이’에게 컵 맥주를 살 수 있다. 고척돔구장은 주류 반입이 아예 금지돼 있으며 가방에 몰래 주류를 숨겨 들어가면 경호원이 압수해 갈 수 있다.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소지품의 크기도 제한한다.
1인당 가방 하나와 쇼핑백 한 개만 허락하며 단체 손님이 즐겨 가져오던 아이스 박스와 간이 의자 등 부피가 큰 물건들은 반입금지다. 잠실야구장 관리자는 “규정을 처음 도입한 3년 전엔 관람객의 반발이 심했지만 지금은 빈손으로 와 경기에만 집중하는 관람객도 많다”고 말했다.실제로 강한 주류 규정 덕분에 예전에 비해 경기장 분위기가 깔끔해졌다.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계획이라면 20장 이상의 물티슈와 쓰레기 봉투를 꼭 챙겨 가자.
글=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조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