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변수로 대선레이스 요동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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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선까지 3주 남았다. 19대 대선 레이스가 종착지를 향해 가고 있다. 그래도 변수는 남아 있다. 다자대결 속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5가지 막판 변수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TV토론=앞으로 네 차례 남은 TV토론(19일 KBS, 23일·28일·5월 2일 중앙선관위)이 일차적으로 꼽힌다. 정치학자들에 따르면 TV토론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더 확고히 하는 '확증편향'의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 TV토론에선 스탠딩 토론 형식으로 사회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후보들끼리 직접 대결하도록 형식으로 바꿨다. 지난 대선 때보다 변화의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15~16일 전국의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응답률 31.0%,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2.2%)에서도 지난 13일 TV토론을 보고 지지자를 바꿀 생각이 들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10.6%에 달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폭로 등으로 경쟁 후보 지지율을 깎아내리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합종연횡=막판 후보 간 연대, 즉 합종연횡(合從連衡) 변수도 잠복해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지지율이 5% 미만에 그치면서 같은 당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16일 "29일까지 기다려보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후보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물론 유 후보는 "부당하고 반민주적인 목소리에 한 번도 굴복한 적이 없다"고 일축하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선거전이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지지율 1위 이하의 후발주자 간의 연대는 살아 움직이는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그 경우 문재인-심상정 후보 간 '진보 단일화' 논의도 싹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남의 쏠림현상=호남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48.1%)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37.4%)를 10.7%포인트의 격차로 앞섰다. 지난 4~5일 본지 조사(5.4%포인트)보다 차이가 벌어졌다. 하지만 역대 대선과는 다른 양상이다. 호남 표심은 그동안 민주당 계열 후보에 90% 안팎의 표를 몰아줬다.
그간 대선에서 호남표의 쏠림 현상은 영남지역보다 컸다. 호남은 또한 지난 2016년 총선에서도 국민의당이 호남의석을 휩쓸다시피했다.

현재는 몰아주기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두 후보를 놓고 저울질을 하다 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막판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적극 투표층의 향배=선거는 자기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많이 나오게 하느냐의 게임이다. 본지 15~16일 조사에서 다자대결 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8.5%,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37.3%를 기록했다. 반면 2000명 응답자 중 대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응답층은 84.6%(1694명)에 달했다. 이들만으로 지지율을 계산했을때는 문 후보 40.6%, 안 후보 37.1%였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1.2%포인트에서 3.5%포인트로 변했다. 적극 투표층은 미세하게나마 문 후보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종반으로 갈수록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장덕현 한국갤럽 부장은 "두 후보 모두 산토끼(부동층)를 잡기보다 집토끼(지지층)를 잘 간수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샤이투표층=샤이(shy)투표층은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거나 성향을 숨기는 유권자층을 말한다. 이른바 ‘숨은 표’다. 배종찬 본부장은 "탄핵정국으로 인해 보수 성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샤이 보수'가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는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엔 "샤이 보수뿐만 아니라 샤이 진보도 있다"는 반론이 적지않다. 최민우·추인영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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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 보고 바꿀 생각 들었다" 10.6% #숨은 성향 드러내는 지지층 결집이 핵심 #단일화 및 호남 쏠림현상 여전히 잠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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