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아사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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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호 31면

미국은 최근 시리아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민간인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진 칸 샤이쿤 기지를 토마호크 미사일로 공습했다. 일부 한국의 인권운동가들은 미국의 시리아 군사개입에 반대한다. 하지만 이들은 미군이 라카와 모술에 있는 이슬람국가(IS)를 폭격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 공격으로 수백 명 또는 수천 명의 시리아 민간인이 죽었을 것이다. 시리아 내전의 핵심 인물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잊어버리고 IS에만 초점을 두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지난 6년 동안 아사드 정권은 학살을 일삼았다. 그는 지난 4년에 걸쳐 158회 이상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무기까지도 사용했다. 그러나 그런 학살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없었다. 이는 그가 국민을 계속해서 학살하도록 녹색등을 켜준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IS를 옹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나) 시리아 정권은 내전 희생자의 94% 이상을 살해한 데 반해 IS는 약 3%를 죽였다.

시리아인에게는 어떻게 해서라도 가능한 한 빨리 이 학살이 중단되는 것이 중요하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에게는 화학 무기 혹은 재래식 무기에 의해 아들이 사망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어떤 무기를 사용했는지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듯하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측에 공습 개시를 통보한 후 시리아 군용 공항을 폭격했다. 물론 러시아는 시리아에 주둔하는 러시아군에 미국의 공격에 대해 경고했고 아사드 대통령에게도 대비하도록 했다. 그래서 아사드는 시리아군의 실질적인 무기들은 숨기고 공항에는 작동하지 않은 비행기들만 남겨 두어 그것을 폭격하도록 했다.

아사드는 화학 무기를 당분간 사용하지 않겠지만, 국제사회가 승인한 재래식 무기로 국민을 죽이는 것은 계속할 것이다. 국제사회도 아사드가 레드라인만 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나 전임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둘 다 무고한 민간인이나 어린이의 희생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군사적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민간인과 아동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이용할 뿐이라는 생각이다. 만약 미국이 진심으로 시리아 민간인을 보호하기 원했다면 6년 전에 아사드를 사퇴시켰을 것이다.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시리아의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민간인들에게 덜 해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야심과 관심사를 달성해 주기를 바란다.

압둘와합 모하메드 아가 

동국대 법학대학원 박사과정·헬프시리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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