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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한국, 세탁기 넣고 돌릴 것” 유 “홍 후보도 세탁기 넣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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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3일 열린 첫 대선후보 TV토론회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란 말을 연상케 했다. 곳곳이 정글이고 전쟁터였다. 특히 ‘대표 보수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사이엔 적자생존을 위한 혈투가 벌어졌다. 그동안 홍 후보를 “무자격자”로 공격해 온 유 후보가 홍 후보의 정책 소개 발언(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1년 만 돌리겠다)을 문제 삼았다.

홍 “들어갔다 완전히 나왔다” #심 “세탁기 고장 난 것 아니냐” #홍 “세탁기가 삼성 세탁기다” #홍 “국민의당은 호남2중대” #유 “안, 햇볕정책 계승” 공격도

홍준표 자유한국당가 13일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주최한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준표 자유한국당가 13일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주최한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승민=“유죄가 확정되면 (당선돼도) 바로 임기가 정지된다.”

홍 후보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다.

▶홍준표=“유 후보는 항상 그걸 갖고 공격하는데, 꼭 옛날에 (2012년 대선 때 통합진보당 대선후보로 박근혜 당시 후보를 집중 공격한) 이정희 전 의원을 보는 것 같다. 지금 주적은 (내가 아니라) 문재인 후보다.”
▶유=“홍 후보는 형사 피고인인데, (국가 대개혁을 하겠다며)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 했다. 많은 국민이 홍 후보도 세탁기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홍=“세탁기 들어갔다 나왔다. 완전히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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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심상정 후보가 공방에 가세했다.

▶심상정=“세탁기 갔다 왔다 하는데 고장 난 세탁기 아니냐.”
▶홍=“세탁기가 삼성 세탁기다.”
▶심=“도지사 하면서 피의자로 재판받으러 다녔으면 도민께 석고대죄해야 하는데 꼼수 사퇴로 도민 참정권까지 방해했다. 너무 파렴치한 것 아니냐.”

유승민 바른정당가 13일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주최한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승민 바른정당가 13일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주최한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격도 이어졌다. 특히 ‘문재인-홍준표’ 대결이 험악했다.

▶홍=“민간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건 문 후보를 비롯한 좌파 정치인이 반기업 정서를 만들어 (기업들이) 해외로 가기 때문이다.”
▶문재인=“선거 때마다 (기업들로부터) 차떼기로 받고, 국정 농단 하고 재벌로부터 돈 받아내는 게 반기업이지, 재벌 건강하라는 게 반기업인가.”
▶홍=“노무현 정부 때도 돈 받았지 않나.”
▶문=“차떼기 정당이 다 하지 않았나.”
▶홍=“640만 불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 수수, 같이 있으면서 몰랐나.”
▶문=“지금 노 전 대통령이 뇌물 받았다고 말씀하신 것인가. 그 말씀은 책임지셔야 한다.”
▶홍=“그거 몰랐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욕하면 안 된다.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붙어 지냈으면서 몰랐다고 하는데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13일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주최한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13일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주최한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전선은 안철수-홍준표 후보 사이에서도 형성됐다. 홍 후보는 안 후보에게 “국민의당은 호남 2중대”라며 발톱을 세웠다.

▶홍=“국민의당 의석수(현 40석)가 부족한데 국정 운영을 할 수 있나. 호남 1중대 민주당, 2중대가 국민의당인데 선거 끝나면 민주당과 합당할 거 아닌가.”
▶안철수=“박근혜 전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150석 넘는 의석 가지고 국정 운영 잘했나.”
▶홍=“박 전 대통령 예는 들지 말고 호남 1·2중대가 같이 출마했는데 누가 되든 같은 당 아니냐.”
▶안=“지향점이 다르다.”
▶홍=“(민주당에서) 떨어져나온 당이다.”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후보 사이엔 대북정책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유=“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나.”
▶안=“지금은 대북제재 국면이다. 대화와 병행이 필요하다.”
▶유=“안 후보가 배출한 많은 의원이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있다. 박지원 대표는 대북 송금으로 감옥에 갔다 왔다. 안철수 후보의 당은 사드에 반대했다.”
▶안=“모든 정책은 공과 과가 있다. 모든 것은 역사에서 배운다고 했다. 대화를 통해 평화를 만드는 것이 맞다. 사드도 상황이 바뀌면 대응이 바뀌는 게 당연하다.”
▶유=“지금 와서 결정을 바꾸는 건 보수 표를 얻기 위한 것 아닌가.”
▶안=“그렇지 않다. 최근이 아니라 올 초부터 주장했다. 상황이 바뀌었다. 사드 배치가 되고 있고, 중국은 경제 제재를 한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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