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닮은 바다생물의 주소는,"한국 동해의 독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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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 사는 갯강구. 우리나라 모든 해안에서 쉽게 발견된다. 바위 틈에 무리지어 산다. 생김새는 바퀴벌레를 닮았다. [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갯강구. 우리나라 모든 해안에서 쉽게 발견된다. 바위 틈에 무리지어 산다. 생김새는 바퀴벌레를 닮았다. [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군소. 연체동물에 속한다. 등껍질이 없는 민달팽이와 비슷하게 생겨 '바다 달팽이'라고도 불린다. [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군소. 연체동물에 속한다. 등껍질이 없는 민달팽이와 비슷하게 생겨 '바다 달팽이'라고도 불린다.[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거북손. 해저 바위에서 흔히 발견된다. 거북이의 손을 닮아 거북손으로 이름 붙여졌다. [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거북손. 해저 바위에서 흔히 발견된다. 거북이의 손을 닮아 거북손으로 이름 붙여졌다.[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검은큰따개비. 얕은 바다의 바위 표면에서 쉽게 발견된다. [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검은큰따개비. 얕은 바다의 바위 표면에서 쉽게 발견된다.[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비단군부. 얕은 바다 바위에 붙어 살며 해조류를 갉아먹는다. 몸통의 색깔이 화려하고 다양하다. [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비단군부. 얕은 바다 바위에 붙어 살며 해조류를 갉아먹는다. 몸통의 색깔이 화려하고 다양하다.[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돌산호들. [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돌산호들.[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문어다리불가사리. 다리를 포함한 몸통 길이가 40㎝에 달하는 대형 불가사리다. [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문어다리불가사리. 다리를 포함한 몸통 길이가 40㎝에 달하는 대형 불가사리다.[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보라성게. 온 몸에 길이 3㎝의 가시들이 거칠게 돋아있다. [사진 김종성 교수팀]

독도에 사는 보라성게. 온 몸에 길이 3㎝의 가시들이 거칠게 돋아있다.[사진 김종성 교수팀]


“한국의 동해 섬, 독도는 해양생물의 보물창고다.”

해양무척추동물 578종 연구,독도 생물다양성 세계적 수준

이 메시지를 국제 사회에 전하기까지 약 60년이 걸렸다. 독도 주변 바닷 속 ‘화려한’ 생태계에 대한 국내 학자의 연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조용히 연구에 매진한 한국 연구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김종성 교수팀은 독도가 해양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세계적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를 해양생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Marine Pollution Bulletin’에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는 바다에 사는 생물 가운데 고둥, 조개, 오징어, 불가사리처럼 척추가 없는 ‘해양무척추동물’만을 대상으로 했다.

김종성 교수팀은 한국 연구자들이 묵묵히 진행해 온 연구 결과를 집대성했다. 독도 해양생물에 대한 기록은 1960년 생물학자였던 고 김훈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독도에 ‘얼룩참집게’와 ‘바위게’가 산다”고 남긴 것이 최초다.

이후 현재까지 총 41편의 크고 작은 기록들이 있었다. 김 교수팀은 3년간 이를 전부 모아 신빙성 있는 것을 가려냈다. 그 결과 독도 주변 해역 1㎢에는 해양무척추동물 578종이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양생물의 보고’라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서해 갯벌(624종)에 버금간다.

한국 바다 생태계의 가치는 오랫동안 국제 사회에 알려지지 않았다. 2010년에야 ‘서해 갯벌의 해양생물 다양성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는 내용이 국제 학술지에 최초로 보고됐다. 하지만 연구자는 한국인이 아니라 호주인이었고, 연구 근거는 ‘Personal Communication(여러 연구자의 말을 종합했다)’ 수준이었다.

이후 김종성 교수팀은 서해 갯벌에 해양무척추생물 624종이 살고 있다는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2014년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독도 생태계 가치의 발견은 그에 비해 늦었다. 독도는 서해 갯벌보다 지형이 좁고 오래 머물기도 어려워 연구 환경이 척박했기 때문이다. 2012년 김종성 교수팀이 독도 해양생물 98종을 조사 분류해 그 다양성을 발표한 것이 국제 학술지가 독도 생태계를 다룬 최초 사례였다. 이번은 국제 사회가 인정한 두 번째 독도 생태계 연구다.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린 ‘과학 외교’로서의 성과도 있다. 이번 논문의 제목은 ‘한국, 동해, 독도: 해양무척추동물 생물다양성의 핫스폿(Biodiversity hotspot for marine invertebrates around the Dokdo, East Sea, Korea)’이다.

김 교수는 “동해가 영토 분쟁지역이다 보니 한국 연구자도 논문에 ‘East Sea(Sea of Japan)’라고 종종 쓴다. 이번 논문 제목에는 일본해를 병기하지 않았고 ‘한국’, ‘동해’, ‘독도’ 세 단어를 모두 넣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해양수산부 주축으로 독도에 대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 데이터가 연구자에게조차 잘 공개되지 않는다. 이런 부분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구책임자인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왼쪽)와 논문 제1저자인 송성준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연구부교수.

연구책임자인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왼쪽)와 논문 제1저자인 송성준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연구부교수.

윤재영 기자 yun.ja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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