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대 명절인 ‘태양절’(15일·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미국·유럽 등의 언론 매체 기자들을 대거 초청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60개 이상의 매체가 방북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방송사의 경우 복수 취재진을 파견하는 것을 감안하면 취재진 숫자는 100명이 넘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11일 오후 1시 베이징발 평양행 고려항공 JS152편을 타고 방북했다.
15일 김일성 출생 105주년 행사
올해는 김일성 출생 105주년, 이른바 ‘꺾어지는 해’여서 북한은 예년보다 대규모로 행사를 열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군사 열병식이 열릴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보 당국자는 “외국 언론인들이 평양에 머무는 동안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미사일 시험발사나 열병식에서 신형 미사일과 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더 큰 것 같다”고 밝혔다. 김정은 집권 5주년을 맞아 여명거리 고층아파트 건설 등 평양 현대화 사업 결과물을 외국 언론에 보여주면서 대북제재의 실효성을 부정하려는 뜻도 있어 보인다.
다섯 차례 이상 방북한 중화권의 한 기자는 “통상 심야에 북한 안내원이 기자들에게 이튿날 일정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일본 매체의 한 기자는 “2차 세계대전 후 북한에 남은 일본인과 그 후손을 인터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귀띔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의 정부 인사는 초청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기자들은 대부분 18일 베이징으로 돌아올 예정이지만 일부 언론사는 남아 북한이 허용한 장소에서 취재를 할 것이라고 한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정용수 기자 yyjun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