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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대붕(大鵬)처럼 날겠다"…"민주당 때리니 이상한 당이 떠"

중앙일보

입력

“3년 동안 한번도 날지 않고 한 번도 울지 않던 새가 일단 한번 날면 하늘 끝까지 날 것이고, 한번 울면 세상 사람을 놀라게 할 걸로 확신하겠다. 세상 향해 대붕(大鵬)처럼 날아가겠다.”

"정치적 사체에 칼 꽂는 건 사람 도리 아냐" 박 전 대통령 두둔도

홍준표 경남지사가 10일 퇴임식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경남도청]

홍준표 경남지사가 10일 퇴임식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경남도청]

10일 자정 무렵 도지사직을 내려놓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서며 이렇게 다짐했다.

대붕은 장자 내편 소요유에 나오는 '한번에 6개월을 난다'는 상상속의 새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에서 열린 도지사 퇴임식에서 눈물까지 흘렸다. 홍 후보는 “도청 가족 여러분, 지난 시간 동안 정말 고맙고 행복했다. 아버지·아머니 산소가 가까이 있어 또 참 좋았다”며 여러 차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홍 후보는 퇴임식 이후 기자들에게 “지난 4년 4개월 간 지사로 일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내부 개혁을 하다보니 반대하는 사람도 많고 상처를 준 사람도 많았다”며 소회를 밝혔다.

퇴임식을 마치고 홍 후보가 직행한 곳은 경남 창녕군 남지읍 근처의 부친과 모친 묘소였다. 그는 부친의 묘소에 큰절을 한 후 흰 국화꽃을 바쳤다. 한 지지자가 “아들 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됐습니다. 영현이 있다면 성원해주십시오”라고 말하자 홍 후보는 복잡한 표정으로 무덤을 바라봤다. 이어 차로 20여 분 정도 떨어진 모친의 묘소도 방문했다. “우리 아버지는 못 살아서 공동묘지를 썼다. 절할 공간도 없다”고 말한 홍 후보는 “이제는 대선이 끝나고야 올 수 있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이 자리에서 우파의 표심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바른정당에서 (합당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요구한다고 하는데 박 전 대통령은 파면되고 구속됐다”며 “내 선거에 다소 유리하게 판을 끌어가려고 이미 정치적 사체(死體)가 된 박 전 대통령 등에 칼을 꽂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12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둔 경북 상주의 유세 현장을 방문한 홍 후보는 “TK(대구·경북)는 우리나라 우파의 심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을 때리면 표심이 우리에게 올 줄 알았는데 엉뚱하게 이상한 당(국민의 당)이 떠오르고 있다”며 “그래서 부랴부랴 TK의 천년고도 상주로 왔다. 상주 시민 여러분들이 이제 자유한국당을 용서해주시고 우리 당이 부활할 수 있도록 꼭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재선거 자유한국당 후보인 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 이후 홍 후보는 상주 중앙시장에서 1시간 10분동안이나 유세를 했다. 시장으로 가는 길에 홍 후보가 “상주 선거에서의 승패가 앞으로의 선거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하자 김재원 후보는 “50% 이상 득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창원·창녕·상주=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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