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판사도 집단행동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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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판사 1백44명이 14일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제청과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한 가운데 일부 중견 판사들도 집단행동 조짐을 보여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지법 문흥수(文興洙.사시 21회)부장판사는 이날 "박시환 부장판사의 사직이 헛된 일이 되지 않도록 부장판사들도 의견을 모아 공식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며 "이르면 다음주 초, 늦어도 다음주 목요일까지 공식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의사표현의 방법 중 가장 강력한 것은 대법원장의 사퇴의사를 묻는 것이고, 어떤 식으로든 분명히 의사 표시를 할 것"이라고 말해 대법원장 사퇴 요구까지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5월 대법원에 인사제도 개혁 등과 관련해 개선안을 집단 건의했던 서울지법 부장판사 8~9명과 단독판사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법관은 이 같은 움직임에 부정적이어서 내부 갈등도 조만간 첨예화할 전망이다.

한편 e-메일을 통한 소장판사들의 집단 의견서 작성을 주도한 이용구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는 이날 오후 부장판사 8명을 포함한 법관 1백44명의 의견서를 김동건 서울지법원장을 통해 대법원장에게 전달했다. 李판사는 "그러나 단독 판사들을 제외한 부장판사와 배석.예비 판사들의 의견은 무기명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현경.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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