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물빼기 진척 없으면 운송모듈 늘려 옮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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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3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 부두에 접안해 있는 세월호에서 현장 작업자들이 육상 이송 작업을 위해 선내 펄을 자루에 담아 옮기고 있다. [목포=강정현 기자]

3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 부두에 접안해 있는 세월호에서 현장 작업자들이 육상 이송 작업을 위해 선내 펄을 자루에 담아 옮기고 있다. [목포=강정현 기자]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선체를 육상으로 실어 나를 모듈 트랜스포터(MT)의 수를 늘리기로 했다. 세월호 선체에 구멍을 뚫어 바닷물과 펄을 빼내는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위원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6일까지 천공작업을 통해 물과 진흙이 원하는 만큼 빠지지 않으면 MT를 24개 추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는 456대의 MT를 76대씩 6줄로 만들어 세월호를 육상으로 옮길 계획이었다.

구멍 뚫어도 진흙 막혀 배수 잘 안 돼 #모듈 24대 추가해 육상 이동 검토 #침몰 해저 수색 오늘부터 본격화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는 3일 선체 왼쪽 화물칸인 D데크에 15개의 구멍을 뚫어 바닷물과 펄을 빼내는 작업을 벌였다. 세월호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세월호는 선체만 보면 7000t 정도지만 바닷물과 펄로 인해 실제 무게가 1만3460t에 이른다. 세월호를 싣고 육상으로 옮길 MT가 지탱할 수 있는 무게는 1만3000t 수준이다. 안전하게 이송하려면 세월호 안에 있는 바닷물과 펄을 빼내 460t 이상을 줄여야 한다. 이 작업은 소조기(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크지 않은 시기)가 시작되는 4일 전까지 마쳐야 했다.

하지만 3일 19곳에 천공작업을 진행한 결과 1~2개 구멍을 제외하고는 기대한 만큼 배수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 동안 쌓여 있던 퇴적물 사이로 진흙이 굳어 구멍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수부와 선체조사위는 MT 수를 늘려 선체를 지탱할 수 있는 무게 자체를 키우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추가되는 MT는 24대로 600t까지 적재 하중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선체를 내려놓는 건 기존 예정일인 6일에서 2~3일 정도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MT를 추가로 목포신항에 들여오기까지 2일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상하이샐비지는 MT를 추가하기 전에 지름이 기존의 10㎝가 아닌 15㎝인 구멍을 1곳 정도 뚫어 배수작업도 진행해 보기로 했다. 장범선 선체조사위원은 “지금까진 천공을 기계적 으로 뚫었는데 대부분 진흙으로 차 있었다”며 “앞으론 가스 절단기를 사용해 천공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해수부는 3일 선체 주변의 진흙과 펄을 제거하는 작업을 거의 완료했다. 세월호를 받치고 있는 리프팅빔 아래로 MT가 들어오기 위해선 선체 주변에 있는 진흙을 제거하는 작업이 필수다. 이날까지 총 251㎥의 펄과 진흙이 수거됐다.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진흙과 펄 제거는 이날 마무리돼 4일은 정리작업만 진행한다”고 말했다. 제거된 펄 등은 자루에 담아 보관됐다. 안에 유골이나 유류품이 섞여 있을 수 있어서다. 선체조사위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이 이 과정을 감독했다.

이 과정에서 3일까지 총 79점의 유류품이 펄에 섞여 나왔다. 여기엔 2일 발견된 이준석 선장의 여권 외에 옷가지와 휴대전화, 작업화 등이 추가됐다. 하지만 펄과 유성혼합물(바닷물·기름) 등이 묻어 있어서 소유자 확인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3일 세월호 침몰 해역에선 재킹바지선을 고정했던 묘박줄과 선미 왼쪽 램프 등 수중 장애물을 치우는 작업이 진행됐다. 침몰 해역 수색은 소조기인 4일 이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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