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장시호와 문자는 했지만, 사귄건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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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왼쪽)과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 [중앙포토]

김동성(왼쪽)과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 [중앙포토]

김동성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최순실 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김씨는 최씨 조카인 장시호 씨와 문자메시지는 주고받았지만, 서로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31일 오전 김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조카 장씨, 김종 전 차관 재판의 증인으로 나와 영재센터 설립과 관련해 증언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영재센터에서 빠지겠다고 하자 최 씨 등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씨와 장씨 등은 김씨가 영재센터 이사진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을 섭외하는 등 설립과정에까지 관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김씨는 검찰이 '최순실 씨가 전화해 욕설을 하면서 ‘이러고도 한국에서 살 수 있겠냐’고 했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김씨는 또 "장시호 씨가 내게 먼저 영재센터 설립 참여를 권유했다"라며 "제가 먼저 센터 설립을 구상했다는 최순실 씨와 장시호 씨의 말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후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를 알게 됐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장씨 변호인이 증인신문에서 김씨에게 '최순실과 대통령의 관계를 알고 있었나'라고 물어보자 김씨는 "장시호한테 들어서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장시호, 최순실과) 차를 타고 가던 중 (최순실이) 전화하고 있는데, (장시호가) 조용히 하라고 했다"라며 "나중에 내려서 (장시호한테) '누군데 그러느냐'고 하니까 VIP(대통령)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나는 당시 VIP가 뭔지 몰랐다"라며 "나중에 술자리에서 장시호가 VIP가 그 VIP(대통령)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장씨와 한때 연인 관계였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김씨는 연락은 주고받았지만, 실제로 사귀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2015년 3월 이전 아내와 이혼을 고려해 힘든 상황에서 장시호와 문자는 많이 주고받았지만, 사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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