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매거진M] '공각기동대'에 미쳐 있었다...루퍼트 샌더스 감독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원작에 좀 미쳐 있었다”는 애정 어린 고백.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2012) 등 환상적 비주얼의 판타지영화를 연출했던 루퍼트 샌더스(46) 감독은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향한 애정과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려는 야심, 그 모두를 담아내려 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사진=파라마운트 픽쳐스]

[사진=파라마운트 픽쳐스]

-원작에서 가장 매력을 느낀 부분은. 

“주인공 메이저(원작에서의 쿠사나기 소령) 캐릭터였다. 엄청난 포스를 가진 동시에 텅 비어 있는 듯한 그가 무척 좋았다. 그의 잔인하고 터프한 면에 완전히 매료됐다(웃음). 이 영화에 원작에는 나오지 않은 메이저의 이야기를 채워 넣고 싶었다.”

-‘공각기동대’ 시리즈의 팬들이 기대하는 건 실사로 구현된 영상일 것이다. 

“나 역시 이 세계를 건설하는 작업이 즐거웠다. 가장 중점을 둔 건, 원작의 세상을 관객이 체험하는 듯한 영상이었다.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무기·빌딩·자동차 등을 실제로 만들어 CG(컴퓨터 그래픽) 효과를 최소화했다. CG용으로 준비한 스크린 세트는 단 두 개뿐이었다. 그와 동시에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을 주려고 원작의 화면 구도와 그래픽 화질을 가져왔다.”

 [사진=파라마운트 픽쳐스]

[사진=파라마운트 픽쳐스]

-원작에서는 사이보그의 정체성·윤리 등 심오한 주제 의식이 중요했다. ‘고스트 인 더 쉘’에서는 이런 주제를 어떻게 다뤘나. 

“이 영화에서 그건 부가적 요소가 될 수밖에 없었다. 중심은 킬러를 쫓는 메이저의 화려한 액션이다. 주제 의식은 그 과정에서 메이저가 자기 존재에 의구심을 갖는 정도로 다뤄진다.”

 [사진=파라마운트 픽쳐스]

[사진=파라마운트 픽쳐스]

-메이저 역에 스칼렛 요한슨을 캐스팅한 것을 두고 말이 많았다. 

“역할에 어울리는 최고의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생각한다. 요한슨은 이 영화에서 메이저를 연기한 것이지, 아시아 여성을 연기한 게 아니다. 메이저는 인종을 구분하지 않는 사이보그니까. 또한 이 영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하려면, 세계적인 스타 배우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한 가지 더, 그에게 사이버펑크 감성이 있는 것 같다. ‘루시’ 등에서 그런 면이 잘 드러났고.”

-한 인터뷰에서 속편 제작 가능성도 내비쳤는데. 

“그건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만약 많은 관객이 ‘공각기동대’ 실사판을 더 보고 싶어한다면, 기꺼이 그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 이 영화를 작업한 3년간 ‘정말 미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독하게 힘들었고 열정이 넘쳤다. 그만큼 정이 들었고 애착도 깊다. 다른 이가 (속편을) 연출하는 건 보고 싶지 않다(웃음).”

관련기사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