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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제 GLP1 심혈관질환 억제 기전 규명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김진구 기자]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13.7%는 당뇨병 환자였다. 만성질환이지만 당뇨병의 위험은 매우 크다. 2010년 이후 국내 사망원인 5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당뇨병으로 인한 심근경색, 뇌졸중까지 합치면 암 사망률에 필적할 정도다.


다행히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가 개발돼 혈당 강하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치료제는 거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주사형 치료제(GLP1, Glucagon-like Peptide 1)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병률 및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정확히 GLP1이 어떻게 심혈관을 보호하는지, 어떤 기전으로 사망률 감소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팀은 GLP1 치료제의 정확한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동맥경화가 있는 실험쥐를 세 그룹으로 나눈 후 한 그룹에는 위약을, 다른 두 그룹에는 GLP1을 투여했다. GLP1을 투여한 그룹 중 한 그룹은 피하에, 다른 한 그룹은 혈관에 직접 주입했다.


그 결과, 위약을 투여한 그룹에 비해 GLP1을 투여한 그룹은 경동맥의 혈관벽 두께가 25% 얇았다. GLP1을 혈관에 직접 주입한 그룹은 58%의 동맥경화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조그만 자극에도 혈관 내벽을 구성하는 혈관평활근세포가 과도하게 증식, 동맥경화와 혈관재협착 등 혈관질환을 일으킨다. GLP1은 혈관평활근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감소시켰고, 염증세포의 뭉침 현상을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포실험에서는 동맥경화와 직결되는 혈관내 MMP-2의 발현이 위약군 보다 GLP1 피하주사군에서 감소했고, GLP1을 혈관 내 주입한 군에서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재확인했다.


또한 GLP1 투약군에서는 식후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 동맥경화의 개선효과와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으로 관찰됐다.


종합했을 때 GLP1을 혈관에 직접 투여했을 때 MMP-2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아디포넥틴 수치를 올려, 결과적으로 동맥경화 발생 및 악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수 교수는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GLP1 항진제가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낮춘다는 결과를 보고했지만, 그 기전을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며 “새로운 당뇨병 약제의 심혈관 시스템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하는 교과서적인 연구방법론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 의학저널인 ‘심혈관연구(Cardiovascular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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