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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침 검사 양성이어도 초음파 소견 나쁘면 수술 해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박정수] "닥터 김, 이 환자 초음파 영상 함 봐라. 오른쪽 갑상선 날개 뒷면에 결절이 하나 붙어 있고, 왼쪽 날개에도 결절이 두개 보이지?

타병원 세침 검사 결과는 오른쪽은 유두암(카데고리 6)이고, 왼쪽은 암이 아닌 양성결절(카데고리2)이라 했다는데 내가 보기에는  왼쪽이 더 나빠 보인단 말이야.. 저 에코(hypoechic)이면서 넓이 보다 키가 크고(taller than wide), 가장자리가 삐쭉삐쭉(spiculation)한 것을 보아서 말이지"

"그렇네요, 왼쪽 것이 더 크고, 앞뒤 피막 침범도 있고..... 그런데 양성이라 했다고요?"

"그렇다네....오늘 수술은 왼쪽 결절 두개를 먼저 떼어서 긴급조직검사 보내고, 그 결과가 암으로 나오면 양쪽 날개를 다 떼는 전절제를 하고, 양성으로 나오면 오른쪽 날개만 떼는 반절제를 하기로 하지, 그런데 아무래도 왼쪽도 암으로 나올 것 같은데 ......"

갑상선 결절의 세침검사 결과는 미국 베데스타(Bethesda)회의에서 마련한 베데스다 기준(Bethesda  system)이란 것이 있다.

베데스다 기준은 2007년 미국암연구소(NCI)에서 흡입된 세포소견에 따라 6개의 카데고리 즉  (1) 검체 불충분--암 예측도 1~4%, (2)양성--암예측도 0~3%, (3)비정형--암예측도 5~15%, (4) 여포종양 --암 예측도 15~30%, (5)악성의심--암예측도 60~75%, (6) 악성--암예측도 97~99%로 분류하여 치료방침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받도록 하고 있다.

(1)에서 (6)으로 갈 수록 암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4),(5), (6)으로 올라가면 수술이 권유된다.

세침검사결과가 모든 의사에서 똑 같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지만 뽑는 의사의 경험과 숙련도,이를 해석하는 병리의사의 실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때문에 환자를 담당하고 있는 주치의는 세침세포검사 결과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른 임상 소견들을  종합해 치료방침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데 세포검사는 양성으로 나왔다 하더라도 초음파 영상이 암을 강력하게 의심케하는 소견이 보인다든지 분자생물학적으로 BRAF유전자 돌연변이 같은 것이 증명되면 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술이 권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초음파 영상도 암을 의심케 하는 소견에 따라 (1) 고의심(high suspicion)군--암 예측도 70~90%, (2) 중간 의심군--암예측도 10~20%, (3) 저의심(low suspicion)--암예측도 5~10%, (4) 매우 저의심-- 암예측도 3%이하, (5) 양성---암예측도 1%이하 로 분류되고 있다.

초음파 영상에서 저에코 결절이 삐쭉 삐쭉 가장자리(infiltrative,microlobulated), 미세석회화(microcalcification), 키큰 모양(taller than wide), 가락지 모양 석회화에 돌출 연부조직 (rim calcification with small extrusive soft tissue), 피막침범등의 소견중 한가지 이상이 보이면 고의심 결절이라 판독된다(Thyroid 2016; 26(1) :1~133).

말하자면 세침검사가 양성이라 판독되어도 초음파소견이 고의심군으로 분류되면 수술을 권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46세 여성은 우선 왼쪽의 결절 두개를 먼저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내고,  카데고리 6 결절이 있는 오른쪽 갑상선 날개 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 순으로 작업을 한다.

오른쪽 수술이 끝나고 30여분이 지나니까 왼쪽 결절 검사 결과가 컴터에 짠 하고 올라 온다. '갑상선 유두암임'.
 "그럴 줄 알 았지, 아까 촉감이 딱딱하더라니까...., 할 수 없지 왼쪽 완결 절제술을 해야지 뭐"

"교수님, 세침검사 결과만 믿고 수술했다가는 불완전한 수술로 끝나서 나중에 재발이 되겠지요"

"그렇지,  그러니까 경험이 중요한 거지.  다른 수술도 그렇지만 갑상선수술은 경험이 많은 외과의사(experienced surgeon)가 해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지, 작년에 개정된 미국 갑상선 진료가이드라인(Thyroid 2016;26(1):1~133)에서도 그렇게 나와 있지 아마"

병실의 환자는 남편분이 간호를 하고 있다. 환자 상태는 이상이 없다. 목소리 좋고 혈청 부갑상선수치와 칼슘수치도 정상이다. 별 문제 없이 회복할 것이다.

"환자분, 전절제 했는데 별탈 없이 잘 되었어요, 근데 세침검사는 어느 병원에서 했어요?"

"S대 병원에서요,  교수님, 담배가 갑상선암에는 나쁘지요? 우리 남편이 담배끊었다가 다시 피워서요"

"아, 예~~, 담배는 절대 안되지요. 간접흡연이 더 나쁘지요,  담배는 69가지 발암물질이 나오고, 모든 암의 30%는 담배가 원인이고, 담배 피는 사람은 수명이 10년 정도 짧아진다고 되어 있어요. 10년 빨리 가고 싶어시다면 계속 피우시고...."

"그렇지요, 교수님, 이이가 담배 끊어야 하지요?"
"또 담배 피우는 사람한테서 갑상선암이 더 잘생기는 것으로 되어 있어요,(Cancer Causes Control 2014:25(9):1187~95), 그러니까 환자분께서 남편분 담배 피는 걸 절대적으로 말려야지요"

병실을 나오면서 전공의와 전임의 닥터김에게 말한다.

"앞으로 담배는 미약법으로 다스려야 될거야, 이제 담배가 갑상선암의 원인중 한 가지로 지목되고 있기도 하고...좌우간 담배는 백해무익이야...."

☞박정수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외과학 교실 조교수로 근무하다 미국 양대 암 전문 병원인 MD 앤드슨 암병원과 뉴욕의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갑상선암을 포함한 두경부암에 대한 연수를 받고 1982년 말에 귀국했다. 국내 최초 갑상선암 전문 외과의사로 수많은 연구논문을 발표했고 초대 갑상선학회 회장으로 선출돼 학술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바 있다. 대한두경부종양학회장,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국내 갑상선암수술을 가장 많이 한 교수로 알려져 있다. 현재 퇴직 후에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주당 20여건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으며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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