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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중국 사랑한다. 하지만 사드는 거절할 여지 없어”

중앙일보

입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17.3.20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17.3.20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신 회장은 24일 발간된 미국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우리 같은 사기업에게 (롯데스카이힐CC 성주골프장) 부지를 포기하라고 요청했다면, 우리가 거절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사드 부지로 성주골프장을 내주기로 한 이후 중국 정부의 각종 압박에 시달려왔다. 중국 단체관광객이 롯데면세점은 물론이고 한국 여행이 아예 금지된 것은 물론이고, 중국 내에 있는 롯데마트 112개 매장 중 절반 이상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영업정지를 당하지 않은 매장 앞에서도 관제 데모로 추정되는 시민 시위대가 갑자기 나타나 ‘롯데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일이 다반사다.
신문에 따르면,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중국에서 롯데와 사드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 우리(롯데)는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중국은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약 10%가 나타나는 시장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롯데는 중국에 50억 달러를 투자했고, 현재 2만5000명이 중국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 신 회장이 중국을 방문하려다 좌절된 일화에 대해서도 밝혔다. 당초 신 회장은 올해 초 사드와 관련한 논란을 완화하기 위해 신 회장은 중국에 방문하려 했다. 하지만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출국금지를 당해 방중은 이뤄지지 않았다. 신 회장은 지금도 출국금지 상태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신 회장의 언급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사드) 긴장이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롯데는 시장 다변화 노력을 시작하기는 했으나, 중국이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또 “(중국 정부의 탄압에 대해) 마땅한 해답은 없는 상황”이라며 “5월 9일 대선에서 중국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새로운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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