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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 옆 법원선 최순실·김기춘·안종범 재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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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순실

최순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21일 최순실씨는 바로 옆의 법원 건물에서 재판을 받았다. 두 건물은 약 200m 떨어져 있다. 이른바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뒤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거리상으로는 가장 가까이 있었다.

최씨, 조사상황 알지만 별 반응 없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22회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정에 들어선 최씨는 평소보다 다소 긴장한 듯 굳은 얼굴이었다. 피고인석에 앉아 잠시 고개를 숙였다. 이후 변호인과 귀엣말을 하거나 필담을 나누는 등 평소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최씨의 변호인 최광휴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최씨가 (박 전 대통령 조사에 대해) 대충은 알고 있다. 말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에서 휴정 때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이날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한 KT 김인회 부사장(비서실장)은 “박 전 대통령과 안 전 수석이 황창규 (KT) 회장에게 더블루K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사업 검토를 언급했다”며 “전달받은 실무진 입장에선 상당한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지난해 2월 황 회장과의 단독 면담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더블루K가 만든 연구용역 사업 계획서, 영재센터와 관련된 ‘KT 스키팀 창단 계획서’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안 전 수석이 ‘플레이그라운드가 KT 광고대행사로 선정됐으면 좋겠다. VIP의 관심 사항이다’라고 황 회장에게 연락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최씨 측은 이날 같은 시간에 서울중앙지법의 다른 법정에서 진행된 정유라씨에 대한 이화여대 특혜 관련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김종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나 최경희 전 총장에게 부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법원의 또 다른 법정에서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김 전 비서실장이 불출석한 가운데 그의 변호인은 “특검이 직권남용 과정을 정확히 특정하지 못했다”며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를 다시 부인했다.


김선미·문현경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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