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닛산 브랜드로 첫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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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가 올해 SM3를 닛산 브랜드로 러시아, 중동 등에 3만대를 수출한다. 수출 1호차가 마산항에서 선적되고 있다.

7일 정오 경남 마산항 제4부두에 르노삼성차의 수출용 새 차 1694대가 도열했다. 차종은 지난해 출시된 1500,1600cc급 SM3 뉴제너제이션. 그러나 차량 앞 범퍼와 트렁크에 찍힌 브랜드는'NISSAN(닛산)'이다. 핸들에도 닛산 마크가 선명했다. 부두에는 이 차량을 선적할 닛산 계열 해운사 닛산캐리어의 4만7000t급 '오션 스피릿호'가 정박해 있었다.

이날 르노삼성차는 마산항에서 공식 행사를 열어 "SM3가 닛산 브랜드를 달고 대규모 수출 대열에 뛰어들었다"고 선포했다. 그동안 내수에 치중했던 르노삼성차가 처음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 것이다. 이 회사 김중희 전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동.중미 시장에 우리 회사 총 판매량의 25%인 3만대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르노삼성차의 수출 비중은 3%(3610대)에 불과했다.

SM3는 40여개국에 수출된다.이두영 수출팀장은"오는 4월 모스크바에서 런칭해 시장반응에 따라 수출 물량을 늘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는 오는 2009년까지 수출 비중을 50%로 높일 계획이다. 김 전무는 "SM3에 이어 중형차인 SM5와 SM7도 닛산의 브랜드로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적된 차량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동유럽 지역에서 판매된다. 이 지역에서의 브랜드명은 닛산 알메라(ALMERA)다. 중남미와 중동에서는 닛산의 서니(SUNNY)라는 브랜드로 판다. 이는 지난해 11월 서울을 방문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이 당시 선포한 글로벌 전략을 현실화한 것이기도 하다.

SM3에 닛산의 브랜드가 붙게 된 데 대해 회사 측은 "SM 시리즈의 품질과 국제 경쟁력을 르노-닛산 제휴로부터 인정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1999년 이후 르노는 닛산의 지분 44%를 보유하고, 닛산은 르노의 지분 15%를 보유한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전략을 함께 짜 왔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수출로 부산 공장의 생산량 증대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 공장은 지난해 여름 이후 생산직 직원을 300~400명 늘리고 2교대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생산 능력을 갖출 채비를 해 왔다.

마산=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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