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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글부글 … 구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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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구글의 주가는 지나치게 과대평가돼 있으며 투자자들은 지금 구글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지난달 31일 미국의 경제지 비즈니스위크가 투자자 6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6.7%가 이렇게 답했다. 구글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였다. 한편 네티즌들은 지난달 중국 인터넷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정부의 검열을 수락한 구글을 비난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업체인 구글의 신화가 거센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하락하는 주가=구글의 지난 주말(현지 시간 3일) 종가는 381.55 달러였다. 전날 보다 14.48% 나 하락했다. 지난달 11일 주당 475.11 달러에 비하면 94달러나 빠졌다. 구글은 2004년 8월 기업 공개 이후 주가가 400% 이상 뛰었으나 현재는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

전문가들은 이를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월가에선 주당 순이익이 1.76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1.22 달러에 그쳤다.

발표 당일 나스닥의 시간외 거래에서 구글의 주가는 정규시장 종가인 432.66달러에 비해 11.92%나 추락했다. 구글은 4분기 당기 순이익이 3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고 강조했으나 주가하락을 막지 못했다. 그동안 구글은 항상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성적으론 투자자들의 호감을 사지 못한 면도 있다.

하지만 구글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는 시각이 만만찮다. 구글이 최근 휴대전화 서비스를 위해 G메일을 도입하고 세계 곳곳의 지역 검색엔진들을 인수한 성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비판=구글은 지난달 중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와는 달리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천안문 사태','파룬궁','타이완 독립'과 같은 단어의 검색을 차단했다. 또 e-메일이나 블로그 채팅에서 체제를 위협하는 글이 발견되면 즉시 삭제하고, 중국 정부가 제한하는 사이트로의 연결도 막아뒀다. 정보 민주주의를 추구해 온 구글이 중국의 언론 통제를 받아들이고 만 것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과 '국경없는 기자회(RSF)'등이 맹비난하고 나섰다. 사생활 보호를 내세워 미 법무부의 자료 제출을 거부했던 구글이 중국에선 비굴해졌다는 것이다.

미 하원 톰 랜토스 의원은 "회사의 이익만을 중시해 인터넷 정보를 통제하려는 중국 정부에 협력한 케이스"라며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중국 정부에 동조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미 하원은 구글 등 인터넷 업체 관계자들에게 오는 15일 중국 인터넷 시장 진출과 관련된 회의에 참석하라고 요구했다.

기존 미디어들의 공격=세계신문협회(WAN)도 구글 등 검색 업체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뉴스를 활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WAN 등은 검색업체들에게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들은 구글 뉴스 서비스가 단순히 사이트를 연결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헤드라인이나 기사 일부분을 보여줘 결과적으로 기사의 전체적인 내용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미국 출판협회가 구글이 추진하는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가 출판 업체들에게 손해를 입힐 수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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