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4년 만에 또 ‘도·감청 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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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국 실리콘밸리가 또 다시 미 정보기관의 도·감청 악몽에 휩싸였다.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7일(현지시간) 공개한 미 중앙정보국(CIA)의 기밀문건(총 8761개) 때문이다. 2013~2016년 작성된 이 문건들에는 CIA가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을 해킹해 개인 정보를 빼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2013년에도 미 국가안보국(NSA)의 IT기업에 대한 무차별적인 도·감청 실태가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CIA 스마트폰·TV 해킹 파문 확산 #애플·MS “보안 취약점 계속 보완”

7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폭로가 있은 후 애플은 늦은 밤 한 줄짜리 입장을 냈다. CIA의 해킹으로 운영체계에서 14개 보안 결함이 발견된 애플은 “보안 관련 문제들을 최신 소프트웨어를 통해 많이 해결했다. 취약 부분을 계속 보완 중”이라고 해명했다. 안드로이드 제품에서 20여 개 보안 결함이 나온 구글은 “구형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아 애플(아이폰)에 비해 보안에서 더 취약하다”고 엉뚱한 하소연을 내놨다. MS는 “(위키리크스 관련) 보도를 알고 있으며 정보를 분석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스마트TV를 통한 도청 가능성이 제기된 삼성은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스마트폰 해킹으로 텔레그램·왓츠앱 같은 보안 메시지 서비스도 도·감청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는 “TV와 스마트폰, 인터넷과 연결된 자동차 등이 모두 CIA 해킹에 취약하다”며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주인을 염탐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김도년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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