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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물가 관계 밝혀 노벨상 … 리커창 총리 경제자문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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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에드먼드 펠프스(84·사진)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기찬 현역이다. 정치경제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본주의와 사회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다. 인터뷰가 있던 날에도 멕시코 출장을 가야 한다며 추가 시간을 내지 못하고 공항으로 급히 떠났다.

맹렬한 84세 현역 펠프스는

펠프스 교수는 ‘실업과 물가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이론적으로 기여한 공로로 200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펠프스 이전에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사이엔 역(逆)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필립스 곡선이 학계를 지배했다. 필립스 곡선은 실업률과 물가(인플레이션)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과거의 경험칙을 이론화한 것이다.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고물가를 감수해야 하고, 반대로 인플레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이 실업자가 늘어난다는 게 정책적 함의였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실업률과 물가가 함께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필립스 곡선의 현실 적합성이 사라진 셈이다. 펠프스 교수는 밀턴 프리드먼과 함께 장기적으로 실업률은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연실업률에 수렴한다는 자연실업률 이론(natural rate of unemployment)으로 주목받았다. 통화정책이 장기 실업률을 바꿀 수 없다는 이 이론은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 대신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 이후에는 중국 리커창 총리의 경제자문 역할도 맡으면서 중국의 대중창업 운동이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리커창 총리가 주도한 ‘촹커(創客·혁신창업자)’ 열풍이 펠프스 교수의 조언에서 비롯됐다. 이 같은 연유로 2014년 중국 정부로부터 우의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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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주의 에번스턴에서 태어난 펠프스 교수는 55년 예일대에서 노벨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과 토머스 셸링 밑에서 공부하며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연구 결과는 60년부터 근무한 예일대 카울스재단에서 이뤄졌다.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를 거쳐 82년부터 컬럼비아대에 재직해 왔다.

주요 저서로는 『중산층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1997), 『구조적 경기침체』(1994), 『고용과 인플레 이론의 미시경제학적 토대』(1970) 등이 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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