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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맥어보이, 그 눈빛에 이 연기력은 반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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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아이덴티티’에서 무려 스물세 개의 다중 인격을 지닌 주인공으로 분한 제임스 맥어보이(37). 지금껏 그가 보여 준 폭넓은 연기력을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23 아이덴티티’에서 무려 스물세 개의 다중 인격을 지닌 주인공으로 분한 제임스 맥어보이(37). 지금껏 그가 보여 준 폭넓은 연기력을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 영화에서 여러 인격을 옷 갈아입듯 연기하는 맥어보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우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 느낌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렇게 표현했다. “SF영화 ‘터미네이터2’(1991, 제임스 캐머런 감독)에서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는 액체 금속형 로봇 T-1000(로버트 패트릭) 같다. 그런데 맥어보이는 특수효과 하나 없이 연기만으로 그걸 해낸다.” 이 영화 최고의 볼거리는 단연, 다른 인격으로 변화하는 맥어보이의 믿기지 않는 연기를 지켜보는 데 있다. 극 중에서 케빈은 스물세 개, 아니 비밀스레 숨어 있는 것까지 합하면 총 스물네 개의 인격을 지닌 것으로 나온다. 스크린에는 아홉 가지 인격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23 아이덴티티’ 스물세 개 인격을 지닌 케빈|2월 22일 개봉|M 나이트 샤말란 감독

‘23 아이덴티티’ 스물세 개 인격을 지닌 케빈|2월 22일 개봉|M 나이트 샤말란 감독

납치범 데니스, 자신을 스스로 여자라 믿는 패트리샤, 아홉 살 소년 헤드윅, 사교적이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배리 등이 그들이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 어려운 역할을 맥어보이에게 맡긴 이유에 대해 “어떤 캐릭터든 진심으로 그를 위하고 그 안에 녹아들기 때문”이라 말했다. 난데없이 세 소녀를 납치한 데니스조차 안쓰럽게 바라보게 하는 마력의 연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맨 처음 이 역을 맡기로 한 와킨 피닉스가 일정 문제로 하차하면서 맥어보이의 차지가 됐지만, 지금은 이 역에 그가 아닌 그 어떤 배우도 떠오르지 않는다. 

제임스 맥어보이가 만들어낸 '23 아이덴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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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반인반수 미스터 툼누스|2005|앤드루 애덤슨 감독 C S 루이스의 동명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스코틀랜드 출신 신인 배우였던 맥어보이는, 인간 남성의 상체에 양의 다리를 한 목신(牧神)으로 등장했다. 눈 덮인 숲속에서 장난기 가득한 파란 눈동자를 반짝이는 그의 모습은 정말이지 동화 속 한 장면 같았다.

‘23 아이덴티티’ 스물세 개 인격을 지닌 케빈|2월 22일 개봉|M 나이트 샤말란 감독

‘23 아이덴티티’ 스물세 개 인격을 지닌 케빈|2월 22일 개봉|M 나이트 샤말란 감독

‘어톤먼트’ 이루지 못한 사랑을 눈빛에 담은 로비|2007|조 라이트 감독 사춘기 소녀의 잔망스러운 거짓말에 온 세상이, 그 사랑마저 산산이 부서진 남자 로비. 많은 이들이 맥어보이의 눈빛 연기가 특별하다고 말하는 데는 이 영화의 역할이 크다. 멜로영화의 고전으로 남을 이 작품에서 그는 백 마디 말 대신 절절한 눈빛으로 가슴속의 온갖 감정을 토해 냈다.

‘원티드’ 루저에서 액션 히어로로 변신하는 웨슬리|2008|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 작은 체구의 맥어보이는 이 영화의 오디션 과정에서 ‘전형적인 액션영화의 주인공 같은 외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 화끈한 액션영화에서 액션을 제대로 소화했다. 주인공의 짜릿한 변신과 카리스마까지 또렷이 새긴 건 두말할 필요 없다.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 이상주의자 자비에|2011~2016|매튜 본·브라이언 싱어 감독 텔레파시 초능력을 지닌 자비에 박사는 돌연변이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맥어보이 특유의 눈빛은 이 화려한 수퍼 히어로 영화에 어떤 믿음 같은 걸 뿌리내렸다. 그 스스로 “이 시리즈 덕분에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졌다. 적은 예산의 작품에도 선뜻 출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장성란 기자 hairp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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