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유출 경위 조사… NSC 기밀문건 여당의원이 연이틀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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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은 지난해 4월 5일 NSC 사무처가 작성한 '국정상황실 문제 제기에 대한 NSC 입장'이라는 문건을 공개, "당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놓고 외교부.국방부 등이 부적절한 대미 협상을 벌였지만 NSC가 조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문건은 3급 비밀로 알려졌다. 문건은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이종석 NSC 사무차장 휘하의 NSC 사무처 간의 이견을 보여준다.

문건에 따르면 외교부는 2003년 10월~2004년 1월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하는 각서를 미국 측과 교환했으나 이 사실은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다.

국정상황실은 "미측은 전략적 유연성이 합의 직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다가 이후 대통령의 공사 졸업식 연설(2005년 3월 8일)이 전략적 유연성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해석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문건에서 지적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우리의 의지에 관계없이 동북아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NSC는 이에 대해 "외교부가 미측에 전달한 외교각서 초안은 미측의 전략적 유연성의 필요성을 충분히 지지함을 밝힌 뒤 ▶대한방위공약 유지 ▶한국의 안전 고려 ▶사전 협의 의무 등 우리의 우려도 포함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최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각서에 대해 "당시 정부 지침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외교부 북미3과와 주한미국대사관 실무자 차원에서 작성됐던 습작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2일 최 의원에 대한 NSC 문건의 유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보안조사에 착수했다.

채병건 기자

◆ 전략적 유연성=주한미군을 포함한 전 세계 주둔 미군을 특정 지역의 '붙박이 군대'가 아닌 기동성과 신속성을 갖춘 '기동 타격군'으로 바꾸겠다는 것. 미 국방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군사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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