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 『TV문학관』 276회로 종영 문학의 대중성 창출에 "한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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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문학과 영상의 만남을 시도해온 K-1TV의 『TV문학관』이 이번 가을개편과 함께 막을 내렸다. 지난 80년 12월18일 김동리의『을화』를 시작으로 소설 속에 드러난 한국인의 문화적 동질성을 향토색 짙은 감각으로 다뤄온 『TV문학관』이 지난3일 유홍종원작의 『프망스와즈 김』을 끝으로 총 2백76회를 기록하면서 폐지된 것.
KBS측은 『TV 문학관』이 신설되는 『드라마초대석』에 발전적으로 통합된다고 설명하지만 『드라마초대석』이 원작소설의 극화뿐만 아니라 창작극본에 의한 드라마나 각종 특집 또는 흥미위주의 드라마로 채워질 것이란 점에서 TV문예물의 상징인 『TV문학관』은 이제 사실상 소멸된 셈이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장수프로를 하나의 전통으로 살리지 못하고 방송사측이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하는 지적도 일고 있다.
『TV문학관』은 그동안 문학작품의 영상화를 통해 상상력의 가시화와 문학의 대중성 창출에 기여한 공로도 있지만▲원작자의 의도와 빗나간 극화▲TV매체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방송사의 자의적인 윤리성 판단▲흥미의 부각에 따른 원작의 예술적 품격손상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지금까지『TV문학관』에 다수의 소설을 제공한 작가는 이병주(9평), 이청준·이문열(8편), 황순원(7편), 김동인·김원일(6편), 김동리(5편)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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